『알사탕』이 들려주는 외로움의 심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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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 심리학 시리즈 ⑧
『알사탕』이 들려주는 외로움의 심리학
“아무도 내 마음을 모르는 것 같아요”
사람들 속에 있어도 문득 혼자라고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가족과 함께 살고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지만, 정작 내 마음을 알아주는 사람은 없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힘들다는 말을 꺼내고 싶어도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고, 괜히 말했다가 거절당하거나 이상하게 보일까 봐 조용히 마음을 감춥니다.
아이들도 외로움을 느낍니다.
놀이터에서 다른 아이들이 함께 노는 모습을 멀리서 바라보거나, 친구에게 다가가고 싶지만 용기가 나지 않아 혼자 놀기도 합니다. 부모의 잔소리 속에 담긴 사랑을 이해하지 못해 “아빠는 나를 싫어하나 봐”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외로움은 주변에 사람이 없을 때만 생기는 감정이 아닙니다. 내 마음이 누구에게도 닿지 않는다고 느낄 때 찾아옵니다.
백희나 작가의 그림책 『알사탕』에는 혼자 구슬치기를 하며 노는 아이 동동이가 등장합니다. 동동이는 신비한 알사탕을 먹은 뒤 평소에는 들을 수 없었던 존재들의 속마음을 듣게 됩니다.
소파와 늙은 개 구슬이, 잔소리만 하던 아빠와 그리운 할머니의 마음을 들으면서 동동이의 세계는 달라집니다. 자신만 외로운 줄 알았던 아이가 다른 존재의 마음을 알아보고, 마침내 누군가에게 먼저 말을 건넬 수 있는 용기를 얻게 됩니다.
혼자 노는 아이 동동이
동동이는 구슬치기를 좋아합니다.
친구들과 어울려 놀고 싶지만 친구들은 자기들끼리 놀고 있습니다. 동동이는 그 곁으로 다가가지 못한 채 오늘도 혼자 구슬치기를 합니다.
새 구슬을 사기 위해 문방구에 들어간 동동이는 색깔과 모양이 제각각인 알사탕 한 봉지를 발견합니다. 구슬처럼 보이는 알사탕을 사서 입에 넣자 이상한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합니다.
첫 번째로 들려온 것은 소파의 목소리입니다.
동동이와 아빠가 매일 앉고 눕던 소파에도 불편함이 있었습니다. 사탕이 녹는 동안 동동이는 평소에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소파의 사정을 듣습니다.
다른 사탕을 먹자 이번에는 오랫동안 함께 살아온 개 구슬이의 마음이 들립니다. 동동이는 늙은 구슬이가 몸이 예전 같지 않고 쉬고 싶어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잔소리가 가득한 아빠의 속마음도 듣게 됩니다. 겉으로는 숙제와 정리, 생활 습관에 대한 말만 반복했지만 그 안에는 아들을 향한 깊은 사랑이 숨어 있었습니다.
동동이는 세상을 이전과 다르게 바라보기 시작합니다.
겉으로 보이는 말과 행동이 마음의 전부가 아닐 수 있다는 것, 자신뿐 아니라 주변의 존재들도 저마다 말하지 못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입니다.
2017년 처음 출간된 『알사탕』은 2024년 스토리보울에서 새로운 구성으로 재출간되었습니다. 백희나 작가 특유의 입체적인 인형과 공간 연출을 통해 외로움, 공감, 가족의 사랑과 관계를 섬세하게 보여 주는 작품입니다.
(도서 정보: 스토리보울 『알사탕』)
외로움은 왜 생길까요?
외로움은 단순히 혼자 있는 상태를 의미하지 않습니다.
내가 원하는 관계와 실제 관계 사이에 차이가 있다고 느낄 때 생기는 주관적인 감정입니다. 많은 사람과 함께 있어도 깊이 연결되어 있지 않다고 느끼면 외로울 수 있습니다. 반대로 혼자 있어도 안정감과 편안함을 느낀다면 외롭지 않을 수 있습니다.
외로움에는 크게 두 가지 모습이 있습니다.
사회적 외로움
함께 어울릴 친구나 소속된 집단이 부족하다고 느낄 때 생기는 외로움입니다.
“같이 놀 사람이 없어.”
“나만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 것 같아.”
동동이가 놀이터에서 느끼는 외로움은 사회적 외로움과 연결해 볼 수 있습니다.
정서적 외로움
가까운 사람이 있어도 내 마음을 이해하고 깊이 나눌 사람이 없다고 느낄 때 생기는 외로움입니다.
“내 마음을 말할 사람이 없어.”
“이야기해도 아무도 이해하지 못할 거야.”
가족이나 친구가 곁에 있어도 정서적 외로움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외로움은 관계가 필요하다는 마음의 신호입니다. 부끄럽거나 약한 감정이 아니라 누군가와 연결되고 이해받고 싶다는 자연스러운 욕구를 보여 줍니다.
혼자 있는 것과 외로운 것은 다릅니다
혼자 있는 시간을 모두 외로움으로 해석할 필요는 없습니다.
혼자 책을 읽고, 산책하고, 음악을 듣거나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은 마음을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스스로 선택한 혼자만의 시간은 편안함과 자유를 줍니다.
반면 외로움은 원하지 않는 단절에 가깝습니다. 누군가와 연결되고 싶지만 연결되지 못한다고 느낄 때 아픔이 생깁니다.
두 상태를 구분하는 질문은 간단합니다.
“지금 나는 혼자 있고 싶은가, 누군가와 함께하고 싶은가?”
혼자 있고 싶다면 자신에게 충분한 휴식과 공간을 허락하면 됩니다. 누군가와 연결되고 싶다면 작은 방식으로 마음의 문을 열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혼자 있는 시간을 무조건 문제로 보거나, 외로움을 무조건 혼자 견뎌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 것입니다.
동동이는 왜 친구에게 먼저 다가가지 못했을까요?
친구가 필요한데도 먼저 다가가지 못하는 사람은 많습니다.
“같이 놀자고 했는데 싫다고 하면 어떡하지?”
“친구들이 나를 이상하게 생각할 거야.”
“내가 먼저 말하면 관심을 구걸하는 것 같아.”
거절에 대한 두려움이 크면 상대의 마음을 확인하기도 전에 부정적인 결과를 예상하게 됩니다. 친구들이 먼저 다가오지 않는 모습을 보고 “나를 싫어하나 봐”라고 결론 내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상대 역시 어떻게 말을 걸어야 할지 몰라 망설이고 있을 수 있습니다. 나를 싫어해서가 아니라 자기 놀이에 집중하느라 보지 못했을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상대의 표정과 행동을 보고 마음을 추측합니다. 그 추측이 언제나 사실인 것은 아닙니다.
- 사실: 친구들이 함께 놀고 있다.
- 생각: 친구들이 나만 일부러 빼고 논다.
- 감정: 외롭고 서운하며 두렵다.
- 바람: 친구들과 함께 놀고 싶다.
- 행동: 가까이 가서 함께 놀아도 되는지 물어본다.
이처럼 사실과 생각, 감정과 바람을 나누어 보면 두려움 속에서도 작은 행동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말하지 않은 마음은 저절로 전해지지 않습니다
동동이는 알사탕을 통해 다른 존재의 속마음을 직접 듣습니다. 하지만 현실에는 다른 사람의 마음을 들려주는 마법의 사탕이 없습니다.
그래서 대화가 필요합니다.
우리는 가까운 사람이라면 말하지 않아도 마음을 알아주어야 한다고 기대합니다.
“내 표정을 보면 힘든 걸 알 텐데.”
“가족이라면 내가 원하는 것을 알아야 하지 않을까?”
“친구라면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이해해야 해.”
그러나 사람의 마음은 겉으로 완전히 드러나지 않습니다. 사랑하면서도 무뚝뚝하게 말할 수 있고, 속상하면서도 웃을 수 있습니다. 혼자 있고 싶은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먼저 다가와 주기를 기다릴 수도 있습니다.
마음을 알아주기를 기다리기만 하면 오해가 깊어질 수 있습니다.
“나 요즘 조금 외로워.”
“오늘은 조언보다 내 이야기를 들어 줬으면 좋겠어.”
“나도 같이 놀고 싶은데 함께해도 될까?”
이처럼 짧고 구체적으로 마음을 표현하는 것이 연결의 시작이 됩니다.
잔소리 뒤에 숨어 있는 아빠의 마음
동동이의 아빠는 집에 돌아오자마자 여러 가지 생활 습관을 지적합니다.
동동이의 귀에는 사랑보다 잔소리만 들립니다. 아빠가 자신을 걱정하고 사랑한다는 마음은 말의 겉모습에 가려져 제대로 전달되지 않습니다.
알사탕을 먹은 동동이는 그제야 아빠의 마음속에 반복되는 사랑을 듣습니다.
이 장면은 사랑하는 마음과 사랑을 전달하는 방법이 다를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 줍니다.
부모는 아이를 걱정하기 때문에 잔소리한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걱정이 명령과 비난으로만 표현되면 아이는 부모의 사랑보다 자신이 계속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사랑은 마음속에 존재하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상대가 알아들을 수 있는 언어로 표현되어야 합니다.
“숙제했어?”라는 말도 필요하지만 다음과 같은 말이 함께 있어야 합니다.
“오늘 학교에서 힘든 일은 없었니?”
“네 이야기가 궁금해.”
“실수해도 괜찮아. 함께 방법을 찾아보자.”
“나는 네가 소중해.”
아이의 행동을 지도하는 말과 존재를 인정하는 말이 균형을 이룰 때 사랑이 더 분명하게 전달됩니다.
듣는다는 것은 마음을 바로잡는 일이 아닙니다
누군가 외롭다고 말하면 우리는 해결책부터 알려 주려고 합니다.
“친구를 더 만들어 봐.”
“네가 먼저 다가가면 되잖아.”
“긍정적으로 생각해.”
“그 정도로 외로워할 필요는 없어.”
틀린 말은 아닐 수 있지만, 외로운 사람에게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해결책보다 이해받는 경험일 수 있습니다.
“혼자라고 느껴져서 많이 힘들었겠구나.”
“다가가고 싶지만 거절당할까 봐 두렵구나.”
“네 이야기를 더 들어 보고 싶어.”
공감은 상대의 모든 생각에 동의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 사람이 왜 그런 감정을 느끼는지 이해하려고 머무는 태도입니다.
감정이 충분히 받아들여지면 사람은 자신의 문제를 조금 더 차분하게 바라보고 필요한 행동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다른 존재의 마음을 듣자 세상이 달라졌습니다
알사탕을 먹기 전 동동이는 자신의 외로움에 머물러 있습니다.
그러나 여러 존재의 마음을 들으면서 동동이의 시선은 자신에서 다른 존재에게로 넓어집니다.
소파에도 불편함이 있고, 구슬이에게도 늙고 지친 몸이 있으며, 아빠에게도 표현하지 못한 사랑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합니다. 떠나간 할머니의 마음을 들으며 그리움도 다시 만납니다.
타인의 마음을 이해한다고 자신의 외로움이 즉시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세상이 나를 외면하는 곳이라는 생각에서 벗어나 서로 말하지 못한 마음들이 존재하는 곳이라고 바라볼 수 있게 됩니다.
공감은 관계의 방향을 바꿉니다.
“왜 아무도 내게 다가오지 않지?”라는 질문에서 “혹시 저 아이도 누군가가 말을 걸어 주기를 기다리고 있을까?”라는 질문으로 이동하게 합니다.
이러한 변화가 동동이에게 먼저 말을 걸 용기를 줍니다.
외로움에서 벗어나기 위한 작은 실천
1. 외로움을 구체적으로 표현하기
“그냥 외로워”라고만 생각하지 말고 어떤 연결을 원하는지 살펴보세요.
- 함께 시간을 보낼 친구가 필요한가요?
- 내 마음을 깊이 들어 줄 사람이 필요한가요?
- 가족의 따뜻한 표현이 필요한가요?
- 같은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과 만나고 싶은가요?
- 누군가에게 먼저 연락하고 싶은가요?
필요한 관계의 모습을 알면 실천도 구체적으로 정할 수 있습니다.
2. 마음속 추측을 사실처럼 믿지 않기
답장이 늦거나 누군가 먼저 다가오지 않는다고 해서 반드시 나를 싫어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른 가능성은 없을까?”라고 질문해 보세요. 상대도 바쁘거나 긴장했을 수 있고, 어떻게 다가가야 할지 몰랐을 수도 있습니다.
3. 가장 작은 말부터 건네기
처음부터 깊은 이야기를 나눌 필요는 없습니다.
“안녕하세요.”
“여기 자주 오세요?”
“이 책 재미있어 보여요.”
“같이 해도 될까요?”
짧은 인사가 모든 관계를 만들어 주지는 않지만, 연결이 시작될 가능성을 열어 줍니다.
4. 관심사를 중심으로 사람 만나기
억지로 많은 사람을 사귀려고 하면 오히려 지칠 수 있습니다.
책, 그림, 운동, 음악, 산책이나 봉사처럼 자신이 좋아하는 활동을 중심으로 사람을 만나면 대화를 시작하기가 조금 더 편합니다.
5. 듣고 싶은 만큼 들어 주기
나의 마음을 알아주는 사람을 원한다면 다른 사람의 마음에도 관심을 가져 보세요.
“요즘 어떻게 지내?”
“그때 어떤 기분이었어?”
“내가 어떻게 도와주면 좋을까?”
다만 상대의 모든 어려움을 혼자 책임질 필요는 없습니다. 공감과 자기희생은 다릅니다.
6. 자신에게도 다정하게 말하기
외로운 순간에는 자신이 사람들에게 사랑받지 못하는 존재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럴 때 이렇게 말해 보세요.
“나는 지금 연결이 필요해서 외로운 거야.”
“거절당할까 봐 두렵지만 내 가치가 낮다는 뜻은 아니야.”
“오늘은 아주 작은 인사부터 건네 볼 수 있어.”
자기 자신을 이해하는 태도는 관계를 향해 다시 움직일 힘을 줍니다.
아이가 “친구가 없어”라고 말할 때
아이가 친구 문제를 이야기하면 부모는 걱정스러운 마음에 원인을 따지기 쉽습니다.
“네가 먼저 말을 걸어 봤어?”
“그러니까 친구에게 잘했어야지.”
“다른 애들은 잘 노는데 왜 너만 그래?”
이러한 말은 아이에게 외로움뿐 아니라 자신에게 문제가 있다는 수치심까지 느끼게 할 수 있습니다.
먼저 아이의 경험을 들어 주세요.
“혼자 있어서 많이 속상했겠다.”
“같이 놀고 싶은데 어떻게 말해야 할지 어려웠구나.”
“친구들이 놀 때 너는 어떤 생각이 들었어?”
그다음 아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함께 찾아봅니다.
친구에게 건넬 짧은 말을 미리 연습하거나, 한꺼번에 많은 친구와 어울리기보다 편안한 친구 한 명과 놀 기회를 만들어 줄 수 있습니다.
아이의 외로움을 대신 해결해 줄 수는 없지만, 혼자가 아니라는 느낌을 줄 수는 있습니다.
『알사탕』을 읽고 나누면 좋은 질문
- 동동이는 왜 혼자 구슬치기를 했을까요?
- 친구들과 함께 놀고 싶었지만 왜 다가가지 못했을까요?
- 동동이가 가장 놀란 알사탕은 어떤 것이었을까요?
- 구슬이는 동동이에게 어떤 마음을 전했나요?
- 아빠의 말과 마음은 어떻게 달랐나요?
- 동동이는 왜 아빠의 사랑을 알아차리지 못했을까요?
- 내게도 다른 사람의 마음을 듣는 알사탕이 생긴다면 누구의 마음을 듣고 싶나요?
- 누군가에게 들려주고 싶지만 말하지 못한 마음이 있나요?
- 외로운 사람에게 어떤 말을 건네면 좋을까요?
- 동동이는 마지막에 어떻게 먼저 다가갈 수 있었을까요?
- 내가 오늘 먼저 건넬 수 있는 말은 무엇인가요?
- 나의 마음을 가장 잘 표현하는 알사탕은 어떤 색과 맛일까요?
독서 후에는 ‘마음 알사탕’을 그려 볼 수 있습니다. 알사탕마다 지금 느끼는 감정, 듣고 싶은 말, 누군가에게 전하고 싶은 말을 적어 보세요.
아이뿐 아니라 어른에게도 말로 표현하기 어려웠던 마음을 발견하는 활동이 될 수 있습니다.
외로움을 모두 혼자 해결하려 하지 마세요
외로움을 이겨 내려면 스스로 먼저 다가가야 한다는 말이 때로는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관계를 맺는 데에는 용기가 필요하지만 관계는 혼자 만드는 것이 아닙니다. 내가 진심을 보여도 상대가 받아들이지 않을 수 있고, 모든 만남이 깊은 관계로 이어지는 것도 아닙니다.
한 번 거절당했다고 자신의 가치가 낮은 것은 아닙니다. 서로의 상황이나 성향이 맞지 않았을 수도 있습니다.
또한 오랜 시간 외로움이 지속되고 사람을 만나는 일이 지나치게 두렵거나, 무기력과 수면 문제 등으로 일상생활이 어려워졌다면 의지만으로 견디려 하지 않아도 됩니다.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나 정신건강 전문가와 마음을 나누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도움을 요청하는 것은 관계를 맺기 위한 중요한 첫걸음입니다.
마음을 듣는 일에서 관계가 시작됩니다
동동이에게 필요했던 것은 친구를 만들어 주는 특별한 기술이 아니었습니다.
자기 주변에도 수많은 마음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발견하는 일이었습니다.
겉으로는 아무 말 없는 소파도, 말하지 못하는 구슬이도, 잔소리만 하는 것 같은 아빠도 저마다 전하고 싶은 마음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동동이는 그 마음들을 들으며 다른 존재를 이해하게 되었고, 자신의 마음도 밖으로 내보낼 용기를 얻었습니다.
우리에게는 마법의 알사탕이 없습니다.
하지만 잠시 멈추어 바라보고, 섣불리 판단하지 않으며, 상대의 이야기를 물어볼 수는 있습니다. 자신의 마음을 숨긴 채 알아주기만 기다리지 않고 짧게라도 표현할 수 있습니다.
“요즘 마음이 어때?”
“네 이야기를 듣고 싶어.”
“나는 지금 조금 외로워.”
“나랑 같이 할래?”
관계는 거창한 말에서 시작되지 않습니다.
누군가의 마음을 궁금해하는 질문 하나, 내 마음을 조심스럽게 내보이는 한마디, 먼저 건네는 작은 인사에서 시작됩니다.
혹시 지금 아무도 내 마음을 모르는 것 같나요?
그렇다면 오늘 마음속 알사탕 하나를 꺼내 보세요. 누군가에게 내 마음을 아주 조금 들려주고, 그 사람의 마음도 천천히 들어 보세요.
외로움에서 연결로 나아가는 길은 그렇게 작은 한마디에서 열릴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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