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말이야…』가 들려주는 진짜 자신감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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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말이야…』가 들려주는 진짜 자신감의 의미
“난 내가 좋아”라고 말할 수 있으려면
“나는 나를 좋아합니다.”
이 말을 망설임 없이 할 수 있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요?
우리는 자신을 사랑해야 한다고 말하면서도 막상 “나는 내가 좋아”라고 표현하려면 쑥스러워집니다. 혹시 잘난 척하는 사람처럼 보이지 않을까 걱정되고, 자신의 부족한 모습이 떠올라 선뜻 말하지 못하기도 합니다.
오늘 소개하는 필리프 베히터의 그림책 『난 말이야…』에는 자신을 무척이나 좋아하는 곰이 등장합니다.
곰은 자신이 용감하고 똑똑하며, 어려운 일도 잘 해결하고, 친구들에게 인기도 많은 멋진 존재라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자신 있게 말합니다.
“난 내가 좋아.”
그런데 그림책을 천천히 읽다 보면 재미있는 사실을 발견하게 됩니다. 곰이 말하는 자신의 모습과 그림 속에서 드러나는 실제 모습 사이에 제법 큰 차이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 유쾌한 차이는 우리에게 묻습니다.
진짜 자신감이란 무엇일까요?
자신을 좋아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요?
자신감이 넘치는 곰의 이야기
곰은 자신을 아주 대단한 존재라고 소개합니다.
겁나는 것도 별로 없고, 어려운 일이 생겨도 척척 해결하며, 다른 친구들에게도 인기가 많다고 믿습니다. 자신은 친절하고 남을 잘 도우며, 무엇이든 잘하는 멋진 곰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림을 자세히 살펴보면 조금 다른 이야기가 보입니다.
큰소리로 용감하다고 말하지만 작은 일 앞에서 겁을 먹기도 하고, 인기가 많다고 자랑하지만 그림 속 친구들의 반응은 곰의 말과 꼭 같지만은 않습니다.
글에서는 자신만만한 곰의 목소리가 들리지만, 그림에서는 서툴고 외로운 곰의 모습이 드러납니다. 글과 그림이 만들어 내는 이러한 어긋남은 독자에게 웃음을 주는 동시에 곰의 마음을 다시 들여다보게 합니다.
우리에게도 곰과 비슷한 모습이 있습니다.
괜찮지 않으면서 괜찮다고 말하고, 두려우면서도 아무렇지 않은 척합니다. 외로우면서 혼자가 편하다고 말하고, 도움이 필요하면서도 혼자 할 수 있다고 버티기도 합니다.
이러한 모습은 단순한 거짓말이라기보다 상처받지 않기 위해 마음이 선택한 보호 방법일 수 있습니다.
큰소리 뒤에 숨어 있는 마음
사람은 자신의 약한 부분이 드러나는 것을 두려워합니다.
불안할수록 더 강한 척하고, 자신감이 부족할수록 자신의 능력을 지나치게 강조하기도 합니다.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 클수록 자신이 얼마나 괜찮은 사람인지를 끊임없이 설명하려 할 수도 있습니다.
심리학에서는 마음이 감당하기 어려운 감정이나 불안을 줄이기 위해 사용하는 여러 심리적 방법을 ‘방어기제’라고 부릅니다.
방어기제는 누구에게나 있습니다. 그 자체가 나쁘거나 잘못된 것은 아닙니다. 때로는 힘든 상황을 견디고 자신을 보호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다만 자신의 두려움과 외로움을 계속 감추기만 한다면 마음속의 진짜 욕구를 알아차리기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누군가 지나치게 자신을 과시하거나 강한 척할 때 그 행동만 보고 판단하기보다 이렇게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저 사람은 무엇이 두려운 걸까?’
‘혹시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 큰 것은 아닐까?’
‘상처받지 않기 위해 강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아닐까?’
겉으로 보이는 행동 뒤에는 쉽게 말하지 못한 마음이 숨어 있을 수 있습니다.
“나는 특별해”와 “나는 소중해”는 다릅니다
건강한 자신감과 과장된 자기표현은 겉으로 비슷하게 보이지만 그 바탕은 다릅니다.
과장된 자신감은 이렇게 말합니다.
“나는 다른 사람보다 뛰어나야 소중해.”
“실수하면 내가 부족한 사람이라는 사실이 드러날 거야.”
“약한 모습을 보이면 인정받지 못할 거야.”
반면 건강한 자존감은 이렇게 말합니다.
“잘할 때도 있고 못할 때도 있지만, 나는 여전히 소중해.”
“실수했다고 해서 나의 가치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야.”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해도 괜찮아.”
건강한 자존감을 가진 사람은 언제나 당당하고 흔들리지 않는 사람이 아닙니다. 오히려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할 수 있는 사람에 가깝습니다.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말하고, 잘못했을 때 사과하며, 힘들 때 도움을 요청할 수 있습니다. 잘하는 모습뿐 아니라 서툴고 부족한 모습도 자신의 일부라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때문입니다.
진짜 자신감은 완벽하다는 믿음에서 생기지 않습니다.
완벽하지 않아도 자신을 버리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에서 시작됩니다.
늘 자신만만한 곰도 외롭습니다
자신을 누구보다 좋아하던 곰에게도 어느 순간 외로움이 찾아옵니다.
혼자서도 무엇이든 잘할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마음 한쪽에는 누군가를 만나고 싶은 마음이 있었습니다. 곰은 길을 떠나고 마침내 소중한 ‘너’를 만납니다.
이 장면은 자기 사랑만으로는 채우기 어려운 또 하나의 마음을 보여줍니다.
인간에게는 자신을 긍정하는 마음뿐 아니라 다른 사람과 연결되고 싶은 욕구도 있습니다. 우리는 누군가에게 이해받고, 마음을 나누며,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면서 살아갑니다.
자신을 사랑하는 것과 누군가를 필요로 하는 것은 서로 반대되는 일이 아닙니다.
외로울 때 사람을 찾아가는 것은 나약함이 아닙니다. 자신의 마음을 알아차리고 필요한 관계를 선택하는 용기입니다.
자존감과 관계는 함께 자랍니다
우리는 종종 강한 사람에 대해 오해합니다.
“남에게 의지하지 않아야 강한 사람이다.”
“혼자서 모든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외롭다고 말하면 약한 사람처럼 보인다.”
하지만 건강한 마음은 아무에게도 의지하지 않는 완전한 독립에서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우리에게는 혼자 있을 수 있는 힘과 다른 사람에게 다가갈 수 있는 힘이 모두 필요합니다.
혼자 있는 시간을 견디면서도 외로울 때 누군가에게 손을 내밀 수 있어야 합니다.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하면서도 감당하기 어려울 때 도움을 요청할 수 있어야 합니다.
다음 두 가지 믿음이 함께 자랄 때 마음은 더욱 단단해집니다.
“나는 그 자체로 소중한 사람이다.”
“나는 누군가와 연결될 수 있는 사람이다.”
자존감은 혼자 마음속에서 만들어지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따뜻하고 안전한 관계 속에서 자라기도 합니다. 있는 그대로 존중받고, 실수해도 관계가 끝나지 않으며, 약한 모습을 보여도 받아들여지는 경험은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을 바꾸어 줍니다.
“괜찮아요”라는 말 뒤에 있는 마음
사람들은 힘들 때도 자주 이렇게 말합니다.
“저는 괜찮아요.”
“별일 아니에요.”
“혼자가 더 편해요.”
물론 정말 괜찮고 혼자가 편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때로는 그 말 뒤에 쉽게 꺼내지 못한 마음이 숨어 있습니다.
섭섭하지만 상처받을까 봐 말하지 못한 마음, 외롭지만 거절당할까 봐 다가가지 못하는 마음, 인정받고 싶지만 기대했다가 실망할까 봐 포기한 마음입니다.
상처받은 경험이 많을수록 약한 마음을 드러내는 일이 두려워집니다. 그래서 아무렇지 않은 척하거나 혼자서도 충분하다고 말하며 자신을 지키기도 합니다.
이때 필요한 것은 억지로 속마음을 말하게 하는 일이 아닙니다. 자신의 감정을 천천히 알아차리고 안전하다고 느껴질 때 표현할 수 있도록 기다려 주는 것입니다.
자신에게도 마찬가지입니다.
“왜 나는 솔직하지 못할까?”라고 나무라기보다 “그동안 내 마음을 지키기 위해 애썼구나”라고 이해해 주는 태도가 먼저 필요합니다.
일상에서 진짜 자신감을 키우는 방법
1. 결과가 아니라 과정을 인정하기
“나는 왜 이것밖에 못했지?”라고 평가하기 전에 자신이 들인 노력과 과정을 살펴봅니다.
“완벽하지는 않았지만 끝까지 해냈어.”
“두려웠지만 한 번 시도해 봤어.”
이처럼 구체적인 노력을 인정하면 현실에 뿌리를 둔 자신감이 자랍니다.
2. 실수한 자신에게 따뜻하게 말하기
실수했을 때 자신을 공격하면 다음 도전이 더욱 두려워집니다. 친한 사람을 위로하듯 자신에게 말해 보세요.
“실수할 수도 있어.”
“이번 경험을 통해 하나를 배웠어.”
“잘못한 행동은 고칠 수 있지만, 그 일로 내 가치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야.”
3. 감정을 감추기 전에 이름 붙이기
괜찮다고 말하기 전에 잠시 멈추고 자신의 진짜 감정을 찾아봅니다.
‘나는 지금 서운하구나.’
‘거절당할까 봐 두렵구나.’
‘누군가가 내 마음을 알아주기를 바라고 있구나.’
감정에 이름을 붙이는 것만으로도 마음을 조금 더 분명하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4. 작은 도움부터 요청하기
도움을 요청하는 일이 어렵다면 아주 작은 부탁부터 시작해 볼 수 있습니다.
“이 부분을 한번 봐줄래?”
“오늘 내 이야기를 잠깐 들어줄 수 있어?”
“혼자 하기 어려운데 함께해 줄래?”
도움을 요청하는 것은 무능함의 증거가 아니라 관계를 믿어보는 연습입니다.
5. 비교 대신 자신의 변화를 살펴보기
다른 사람과 비교하면 잘한 일도 작아 보이기 쉽습니다. 어제의 나, 한 달 전의 나와 비교해 보세요.
조금 더 솔직하게 말했는지, 예전보다 실수를 덜 두려워하게 되었는지, 힘들 때 자신을 비난하지 않고 돌볼 수 있었는지를 살펴보는 것입니다.
자신감은 남보다 앞서 있다는 느낌보다 자신이 조금씩 성장하고 있다는 경험에서 오래 유지됩니다.
함께 해 보면 좋은 그림책 활동
종이를 세 부분으로 나누고 다음 제목을 적어봅니다.
1. 내가 생각하는 나
자신을 설명하는 말 다섯 가지를 적습니다.
예: 책임감이 있다, 걱정이 많다, 다른 사람을 잘 도와준다.
2. 다른 사람이 보는 나
가족이나 친구가 자신을 어떻게 표현할지 생각해 다섯 가지를 적습니다.
예: 차분하다, 말을 잘 들어준다, 속마음을 잘 말하지 않는다.
3. 아무에게도 잘 보여주지 않는 나
혼자 있을 때 느끼는 감정이나 다른 사람에게 감추고 싶은 모습을 적어봅니다.
예: 사실은 거절이 두렵다, 칭찬받고 싶다, 때로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쉬고 싶다.
세 부분을 모두 적은 다음 공통점과 차이점을 살펴봅니다. 그리고 자신에게 물어보세요.
“나는 어떤 모습을 가장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을까?”
“나는 어떤 모습을 감추고 싶어 할까?”
“감추고 싶은 모습도 나의 일부로 받아들일 수 있을까?”
이 활동의 목적은 진짜 모습과 가짜 모습을 구분하는 것이 아닙니다. 사람 안에는 자신감 있는 모습과 두려워하는 모습, 밝은 모습과 외로운 모습이 함께 존재한다는 사실을 이해하는 데 의미가 있습니다.
자신을 사랑한다는 말을 오해하지 않으려면
자기 사랑은 자신의 모든 행동이 옳다고 믿는 것이 아닙니다. 잘못을 인정하지 않거나 다른 사람의 감정을 무시하는 태도도 아닙니다.
건강한 자기 사랑에는 책임이 포함됩니다.
자신의 감정을 존중하되 다른 사람의 감정도 존중하고, 실수했을 때 자신을 지나치게 비난하지 않으면서도 필요한 부분은 고쳐야 합니다.
또한 긍정적인 말만 반복한다고 자존감이 곧바로 높아지는 것은 아닙니다.
자신을 좋아하기 어렵다고 느끼는 사람에게 “무조건 자신을 사랑해야 한다”고 요구하면 오히려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처음부터 자신을 사랑하려 애쓰기보다 자신을 함부로 대하지 않는 것부터 시작해도 충분합니다.
“아직 나를 좋아한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적어도 나를 미워하는 말은 줄여보자.”
이것도 자기 사랑을 향한 중요한 출발입니다.
『난 말이야…』가 전하는 메시지
『난 말이야…』는 단순히 자신감을 가지라고 말하는 그림책이 아닙니다.
이 책은 우리에게 묻습니다.
“정말로 자신을 좋아한다는 것은 무엇일까?”
나를 좋아한다는 것은 멋지고 잘하는 모습만 사랑하는 일이 아닙니다.
겁먹는 나, 실수하는 나, 외로워하는 나, 때로는 누군가에게 기대고 싶은 나까지 자신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그리고 아무리 자신을 사랑해도 사람은 혼자서만 살아갈 수 없습니다.
우리에게는 “나는 소중한 사람이다”라는 믿음과 함께 “네가 있어서 참 좋다”고 말할 수 있는 관계가 필요합니다.
오늘 자신에게 조용히 물어보세요.
“나는 어떤 모습의 나까지 받아들일 수 있을까?”
잘하는 나뿐 아니라 조금 서툰 나에게도 “그래도 괜찮아”라고 말해줄 수 있다면, 진짜 자신감과 자기 사랑은 바로 그 자리에서 시작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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