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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똥』이 들려주는 존재의 가치
쓸모없어 보이는 나도 누군가에게 소중한 존재입니다
“나는 왜 이렇게 부족할까?”
“내가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되기는 할까?”
“아무도 나를 필요로 하지 않는 것 같아.”
살다 보면 자신의 존재가 작고 초라하게 느껴지는 순간이 있습니다. 다른 사람은 저마다 잘하는 일이 있는 것 같은데 나에게는 특별한 장점이 없는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아무리 노력해도 인정받지 못하거나 실패가 반복되면 “나는 쓸모없는 사람인가 봐”라는 생각까지 들 수 있습니다.
특히 사람들은 자신도 모르게 직업, 성적, 외모, 재산, 능력처럼 눈에 보이는 기준으로 자신의 가치를 판단합니다. 다른 사람에게 얼마나 인정받고 있는지, 얼마나 많은 성과를 이루었는지에 따라 자신의 소중함까지 달라진다고 생각하는 것이지요.
하지만 사람의 가치는 성취나 능력만으로 결정되지 않습니다.
권정생 작가가 글을 쓰고 정승각 작가가 그림을 그린 『강아지똥』은 세상에서 가장 보잘것없어 보이는 존재를 통해 깊은 질문을 건넵니다.
“정말 쓸모없는 존재가 있을까요?”
모두에게 외면받는 강아지똥
어느 겨울날, 흰둥이가 골목길 담장 아래에 똥을 누고 갑니다. 길 한쪽에 홀로 남겨진 강아지똥은 자신이 누구이며 왜 이곳에 있는지 알지 못합니다.
지나가던 참새는 강아지똥을 보며 더럽다고 말합니다. 흙덩이는 처음에는 강아지똥을 무시하지만, 자신도 사람의 수레에서 떨어져 나와 길가에 버려진 처지라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강아지똥은 누구에게도 환영받지 못합니다. 사람들은 피해서 지나가고, 작은 생명들마저 가까이하려 하지 않습니다. 자신이 더럽고 쓸모없는 존재라고 생각하며 슬퍼합니다.
그러던 어느 봄날, 강아지똥 앞에 민들레 싹이 돋아납니다.
민들레는 아름다운 꽃을 피우기 위해 거름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강아지똥은 자신처럼 보잘것없는 것도 정말 도움이 될 수 있는지 묻습니다. 그리고 기꺼이 자신의 온몸을 녹여 민들레의 뿌리로 스며듭니다.
마침내 민들레는 눈부신 꽃을 피웁니다.
누구에게도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했던 강아지똥은 한 송이 꽃을 피우는 소중한 거름이 됩니다. 사라진 것이 아니라 새로운 생명 안에서 다시 피어난 것입니다.
사람은 왜 자신의 가치를 의심할까요?
사람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관계 속에서 자신을 알아갑니다. 부모와 가족의 반응을 통해 사랑받는 존재라는 느낌을 배우고, 또래와 어울리며 자신의 모습을 확인합니다.
그러나 성장하면서 비교와 평가를 반복해서 경험합니다.
“누가 더 잘했을까?”
“누가 더 예쁠까?”
“누가 더 성공했을까?”
이러한 기준에 자주 노출되면 사람은 자신의 존재 자체보다 성과와 조건을 중요하게 여기게 됩니다. 잘했을 때만 가치가 있고,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될 때만 사랑받을 수 있다고 믿기도 합니다.
심리학에서는 자신을 가치 있고 존중받을 만한 존재로 바라보는 태도를 ‘자기존중감’ 또는 ‘자존감’이라고 합니다.
건강한 자존감은 “나는 항상 잘한다”는 생각이 아닙니다. 실수하고 부족한 점이 있더라도 자신의 존재 전체를 부정하지 않는 마음에 가깝습니다.
“이번에는 잘하지 못했지만, 그렇다고 내가 가치 없는 사람은 아니야.”
“나에게 부족한 점이 있어도 나는 존중받아야 할 사람이야.”
“아직 발견하지 못했을 뿐, 나에게도 나만의 가능성이 있어.”
『강아지똥』의 주인공은 다른 존재들의 평가를 그대로 받아들여 자신을 쓸모없다고 여깁니다. 하지만 그의 가치는 주변의 말 때문에 생겨나거나 사라진 것이 아닙니다. 아직 자신이 어떤 생명을 피울 수 있는지 발견하지 못했을 뿐입니다.
다른 사람의 말이 나의 전부는 아닙니다
강아지똥은 참새가 자신을 더럽다고 말하자 크게 상처받습니다. 그 말이 사실처럼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우리도 비슷한 경험을 합니다. 누군가 무심코 던진 말 한마디가 오랫동안 마음에 남을 때가 있습니다.
“너는 왜 그것도 못하니?”
“너는 원래 소심하잖아.”
“네가 해 봐야 얼마나 하겠어?”
이런 말을 반복해서 들으면 어느 순간 그것을 자신의 정체성으로 받아들이게 됩니다. 한 번의 실수가 “나는 무능한 사람이야”로 바뀌고, 관계에서 받은 거절이 “아무도 나를 좋아하지 않아”라는 믿음으로 굳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다른 사람의 평가는 그 사람이 바라본 한 장면일 뿐, 나의 전체 모습을 설명하지는 못합니다.
어떤 상황에서는 서툴 수 있지만 다른 상황에서는 능력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지금은 역할을 찾지 못했더라도 새로운 환경과 관계 속에서 자신의 장점이 드러날 수 있습니다.
강아지똥도 참새에게는 피하고 싶은 존재였지만, 민들레에게는 꽃을 피우기 위해 꼭 필요한 존재였습니다.
누구의 시선으로 바라보느냐에 따라 같은 존재의 의미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존재의 가치는 ‘쓸모’로만 정해지지 않습니다
『강아지똥』은 쓸모없다고 생각했던 존재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이야기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사람의 가치가 반드시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될 때만 생긴다는 뜻으로 읽을 필요는 없습니다.
강아지똥은 민들레꽃을 피우기 전에도 이미 하나의 존재였습니다. 외롭고 슬플 때 위로받을 필요가 있었으며, 함부로 무시당하지 않을 가치가 있었습니다.
사람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일을 잘하지 못하는 날에도, 누군가를 도와주지 못하는 순간에도, 아무런 성과를 내지 못하고 쉬고 있을 때에도 사람의 존엄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나는 무엇에 쓸모가 있는가?”라는 질문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먼저 기억해야 할 사실이 있습니다.
나는 무엇을 해내기 때문에 소중한 것이 아니라, 존재하기 때문에 존중받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누군가에게 필요한 사람이 되어야만 사랑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면 자신을 지나치게 희생할 수 있습니다. 부탁을 거절하지 못하고, 힘들면서도 다른 사람을 돌보며, 인정받기 위해 자신을 끊임없이 소진할 수도 있습니다.
『강아지똥』이 전하는 가치는 자기희생의 의무가 아닙니다. 보잘것없어 보이는 존재 안에도 우리가 미처 발견하지 못한 생명과 가능성이 있다는 믿음입니다.
나의 가치는 관계 속에서 발견되기도 합니다
강아지똥은 혼자 있을 때 자신의 의미를 알지 못했습니다. 민들레를 만나고 나서야 자신이 생명을 피울 수 있는 존재라는 사실을 발견합니다.
우리도 관계 속에서 미처 몰랐던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때가 있습니다.
누군가 내 이야기를 진심으로 들어 주면서 내가 사람을 편안하게 하는 능력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어린아이를 돌보며 나에게 따뜻함과 인내심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기도 합니다. 함께 일하는 사람이 고맙다고 말해 줄 때, 내가 맡은 작은 역할이 누군가에게 큰 도움이 되었다는 것을 깨닫기도 합니다.
그러나 모든 관계가 우리의 가치를 잘 알아봐 주는 것은 아닙니다. 어떤 환경에서는 계속 무시당하거나 부족한 사람으로 평가받을 수도 있습니다.
그럴 때는 “내가 정말 가치가 없는 사람인가?”라고 결론 내리기보다 이렇게 질문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 관계와 환경이 나의 좋은 점을 발견할 기회를 주고 있는가?”
씨앗도 어떤 흙과 햇빛을 만나느냐에 따라 성장하는 모습이 달라집니다. 사람에게도 자신의 가능성을 존중하고 지지해 주는 관계가 필요합니다.
민들레꽃이 보여 주는 성장의 의미
강아지똥은 민들레에게 자신의 모든 것을 내어 줍니다. 비가 내리자 몸이 부서지고 흙 속으로 스며들어 민들레의 뿌리와 하나가 됩니다.
이 장면은 존재가 사라지는 모습이라기보다 다른 생명으로 이어지는 변화에 가깝습니다.
우리의 경험도 때로는 이런 방식으로 새로운 의미를 얻습니다.
아팠던 경험이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는 힘이 될 수 있습니다. 실패했던 기억이 비슷한 어려움을 겪는 사람에게 따뜻한 말을 건네는 바탕이 되기도 합니다. 외로움을 지나온 사람은 혼자 있는 사람을 더 빨리 알아볼 수 있습니다.
물론 모든 상처가 반드시 좋은 결과를 만들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고통을 무조건 성장의 기회라고 말하는 것은 오히려 아픈 사람에게 부담을 줄 수 있습니다.
다만 충분한 시간과 안전한 관계가 주어진다면, 과거의 경험을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볼 가능성은 있습니다. 한때 나를 힘들게 했던 경험이 훗날 삶을 이해하는 자원이 될 수도 있습니다.
상처가 저절로 꽃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잘 돌보고 의미를 발견해 나갈 때, 상처를 안고도 자신의 꽃을 피울 수는 있습니다.
일상에서 만나는 ‘강아지똥’ 같은 마음
우리 안에는 때때로 강아지똥과 같은 마음이 나타납니다.
직장에서 실수한 뒤 “나는 아무것도 제대로 하지 못해”라고 생각할 때가 있습니다.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아이는 “아무도 나를 좋아하지 않아”라고 느낄 수 있습니다. 나이가 들고 예전처럼 많은 일을 하지 못하게 되면 “이제 나는 필요 없는 사람인가”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그러나 한 가지 사건이나 현재의 역할이 사람 전체를 설명할 수는 없습니다.
일을 하지 못한다고 해서 삶의 가치가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말수가 적다고 해서 관계를 맺을 능력이 없는 것도 아닙니다. 눈에 띄는 재능이 없더라도 누군가의 이야기를 들어 주고, 곁을 지키고, 정성스럽게 일상을 살아가는 힘이 있을 수 있습니다.
눈에 보이는 큰 성취만 가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따뜻한 인사 한마디, 작은 약속을 지키는 태도, 누군가를 기다려 주는 마음도 사람과 세상을 살리는 소중한 힘입니다.
나의 존재 가치를 회복하는 방법
1. 자신을 평가하는 말부터 살펴보세요
“나는 쓸모없어”, “나는 아무것도 못해”와 같은 말은 하나의 감정이지만, 우리는 종종 그것을 사실처럼 받아들입니다.
그럴 때는 말을 조금 바꾸어 보세요.
“나는 지금 자신감이 많이 떨어져 있어.”
“이번 일이 뜻대로 되지 않아 속상해.”
“아직 내가 잘할 수 있는 것을 찾지 못했어.”
자신의 존재를 단정하는 대신 지금의 감정과 상황을 구체적으로 표현하면, 문제와 나 자신을 분리해서 바라볼 수 있습니다.
2. 결과보다 작은 행동을 기록해 보세요
우리는 큰 성공만 기억하고 그 과정에서 자신이 기울인 노력은 쉽게 잊습니다.
오늘 끝까지 해낸 일, 누군가에게 친절하게 말한 순간, 힘들어도 다시 시작한 경험을 적어 보세요. 작은 행동을 기록하면 자신에게 이미 많은 힘과 가치가 있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3. 나를 살게 하는 관계를 가까이하세요
나를 계속 무시하거나 비교하게 만드는 관계에서는 자신의 가치를 지키기 어렵습니다.
있는 그대로의 이야기를 들어 주는 사람, 실수해도 다시 시도할 수 있도록 기다려 주는 사람, 나의 작은 변화를 알아봐 주는 사람과 연결되어 보세요. 한 사람의 따뜻한 시선이 자신을 새롭게 바라보는 시작이 될 수 있습니다.
4. 나만의 ‘민들레꽃’을 찾아보세요
내가 좋아하는 일, 자연스럽게 마음이 가는 대상, 오래 해도 지치지 않는 활동은 무엇인가요?
그림 그리기, 식물 돌보기, 책 읽기, 요리하기, 아이들과 놀아 주기처럼 소박한 일도 좋습니다. 그 활동이 당장 성과나 수입으로 이어질 필요는 없습니다.
나의 마음이 살아나는 경험 자체가 중요합니다.
5. 다른 사람과 비교하는 시간을 줄여 보세요
비교는 나에게 없는 것을 크게 보이게 하고, 이미 가지고 있는 장점은 작게 만듭니다.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나를 비교해 보세요. 아주 조금이라도 달라진 점과 견뎌 낸 시간을 인정하는 것이 건강한 성장에 더 도움이 됩니다.
6. 나에게 따뜻한 말을 건네세요
친한 사람이 “나는 아무 쓸모가 없어”라고 말한다면 우리는 아마 그렇게 단정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 사람의 장점을 찾아 주고 지금 많이 힘들어서 그런 생각이 드는 것이라고 위로할 것입니다.
그 말을 자신에게도 들려주세요.
“지금은 내 가치를 느끼기 어렵지만, 내 가치가 사라진 것은 아니야.”
“아직 내 자리를 찾는 중일 뿐이야.”
“잘하지 못해도 나는 존중받아야 해.”
억지로 자신의 쓸모를 증명하지 않아도 됩니다
자존감이 낮아졌을 때 사람은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기 위해 지나치게 애쓰기도 합니다. 모든 일을 잘하려 하고, 다른 사람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하며, 끊임없이 칭찬과 인정을 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얻은 인정은 오래 유지되기 어렵습니다. 잠깐 안심할 수는 있어도 새로운 평가 앞에서 다시 불안해지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가치를 회복하는 일은 더 유능한 사람이 되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부족한 모습과 쉬어 가는 시간까지 자신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무기력감과 자기비난이 오랫동안 지속되고, 잠이나 식사에 큰 변화가 생기거나 일상생활을 이어가기 어렵다면 혼자 의지만으로 버티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신뢰할 수 있는 사람에게 마음을 알리고 필요한 경우 상담이나 전문적인 도움을 받아보세요.
도움을 요청하는 것은 약함의 증거가 아니라 자신을 지키기 위한 용기 있는 행동입니다.
세상에 쓸모없는 존재는 없습니다
『강아지똥』은 작고 초라한 존재를 이야기의 중심에 세웁니다.
모두가 더럽다고 피했던 강아지똥은 민들레꽃을 피우는 거름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강아지똥의 가치는 꽃을 피운 마지막 순간에 갑자기 생긴 것이 아닙니다. 처음부터 그 안에는 생명을 품을 가능성이 있었습니다.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지금 자신의 장점을 찾지 못했다고 해서 장점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아직 적절한 사람과 환경을 만나지 못했을 수도 있고, 자신의 가능성이 드러나는 데 시간이 필요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꽃마다 피는 계절이 다르듯 사람마다 자신의 가치를 발견하는 시간도 다릅니다.
그러니 오늘 당장 무엇인가를 증명하지 못한다고 해서 자신을 함부로 판단하지 마세요. 눈에 띄지 않는 자리에서도 우리는 서로의 삶에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누군가에게 건넨 작은 친절과 위로, 묵묵히 지킨 약속, 포기하지 않고 견뎌 온 시간은 쉽게 보이지 않지만 결코 사라지지 않습니다.
『강아지똥』은 우리에게 조용히 말합니다.
보잘것없어 보이는 존재 안에도 한 송이 꽃을 피울 힘이 있다고. 그리고 아직 그 힘을 발견하지 못했더라도 우리는 이미 소중한 존재라고 말입니다.
그림책을 읽고 나누기 좋은 질문
- 강아지똥은 왜 자신이 쓸모없다고 생각했을까요?
- 참새의 말을 들었을 때 강아지똥의 마음은 어땠을까요?
- 민들레는 강아지똥에게 어떤 의미가 되었나요?
- 다른 사람의 말 때문에 자신이 작게 느껴진 적이 있나요?
- 내가 아직 발견하지 못한 좋은 점은 무엇일까요?
- 나의 작은 행동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었던 순간이 있나요?
- 요즘 나에게 따뜻한 말을 한마디 건넨다면 무엇이라고 말하고 싶나요?
- 내 안에서 피어나기를 기다리는 ‘민들레꽃’은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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