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벽』 — 나를 가로막고 있는 벽은 무엇일까요?
그림책 심리학 시리즈 ⑪
『빨간 벽』
나를 가로막고 있는 벽은 무엇일까요?
“나는 원래 이런 사람이야.”
“지금 시작하기에는 너무 늦었어.”
“해 보지 않아도 결과는 뻔해.”
“다른 사람들도 모두 안 된다고 하잖아.”
우리는 살아가면서 수많은 벽을 만납니다.
능력과 경험이 부족해서 생기는 현실적인 벽도 있고, 경제적인 상황이나 건강, 제도와 환경 때문에 당장 넘기 어려운 벽도 있습니다.
그런데 눈앞에 실제로 존재하지 않지만 우리를 멈추게 하는 벽도 있습니다.
실패할 것이라는 두려움, 다른 사람의 부정적인 말, 과거의 상처, “나는 할 수 없다”는 오래된 믿음이 마음속에 벽을 세웁니다. 아직 시도하지 않았는데도 불가능하다고 결론 내리고, 벽 너머에 무엇이 있는지 확인하기도 전에 돌아서게 합니다.
브리타 테켄트럽의 그림책 『빨간 벽』에는 끝이 보이지 않는 커다란 벽 안에서 살아가는 동물들이 등장합니다.
동물들은 벽이 왜 세워졌는지 알지 못합니다. 벽 너머에 무엇이 있는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대부분은 오래전부터 그곳에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벽을 당연하게 받아들입니다.
오직 꼬마 생쥐만 질문합니다.
벽은 왜 있는 걸까요?
벽 너머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이 작은 질문이 새로운 세상을 향한 첫걸음이 됩니다.
브리타 테켄트럽의 그림책 『빨간 벽』에는 동물들 앞을 가로막고 있는 거대한 빨간 벽이 등장합니다. 동물들은 벽 너머에 무엇이 있는지 모릅니다. 그래서 두려워합니다. 그런데 한 동물은 조금 다른 질문을 던집니다.
“저 벽 너머에는 무엇이 있을까?”
오늘은 『빨간 벽』을 통해 두려움, 고정관념, 자기한계 그리고 새로운 가능성을 바라보는 마음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언제나 그 자리에 있었던 빨간 벽
동물들이 사는 곳에는 높고 거대한 빨간 벽이 있습니다.
벽은 눈이 닿는 곳까지 길게 뻗어 있고, 어디에서 시작되어 어디에서 끝나는지도 알 수 없습니다. 벽 너머는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모두에게 벽은 너무 오래된 현실입니다.
꼬마 생쥐는 벽이 왜 있는지 궁금합니다. 다른 동물들을 찾아가 벽의 이유와 벽 너머의 세상에 관해 묻습니다.
겁 많은 고양이는 벽이 자신들을 위험으로부터 지켜 준다고 말합니다. 늙은 곰은 너무 오래전부터 있던 벽이라 이유를 기억하지 못하며, 이제는 별로 관심도 없습니다.
여우는 벽이 있어도 현재의 삶이 행복하니 굳이 궁금해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으르렁 소리를 잃은 사자는 벽 너머에는 아무것도 없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어느 동물도 벽 너머를 직접 본 적은 없습니다.
자신의 두려움과 체념, 익숙함을 근거로 벽의 의미를 설명할 뿐입니다. 꼬마 생쥐는 다른 동물들의 말을 듣고도 질문을 포기하지 않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벽 너머에서 빛깔 고운 새 한 마리가 날아옵니다. 생쥐는 새에게 벽 너머로 데려가 달라고 부탁합니다.
생쥐가 발견한 곳은 동물들이 말했던 위험하고 텅 빈 세상이 아닙니다. 아름다운 색과 다양한 생명이 가득한 세계입니다.
더 놀라운 사실은 생쥐가 뒤돌아보았을 때 그토록 거대했던 빨간 벽이 더는 보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브리타 테켄트럽이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린 『빨간 벽』은 두려움과 고정관념, 변화와 자유를 다룬 그림책입니다. 국내에는 김서정 번역으로 봄봄출판사에서 출간되었습니다.
(도서 정보: 봄봄출판사 『빨간 벽』)
우리 마음에도 벽이 생깁니다
심리적인 벽은 어떤 행동을 시도하거나 새로운 가능성을 바라보지 못하게 하는 믿음과 두려움을 뜻합니다.
벽은 한 번의 경험으로 만들어지기도 하지만 오랜 시간에 걸쳐 조금씩 높아지기도 합니다.
어린 시절 그림을 그렸다가 놀림을 받은 사람은 “나는 그림에 재능이 없어”라고 믿게 될 수 있습니다. 발표 중 실수한 경험이 있는 사람은 “사람들 앞에서는 반드시 망친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일을 시도할 때마다 “네가 어떻게 그걸 하겠어?”라는 말을 들었다면 새로운 도전 앞에서 먼저 포기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처음에는 하나의 경험이나 다른 사람의 의견이었지만 반복되면서 자신의 정체성처럼 굳어집니다.
“이번에 실패했다”는 경험이 “나는 항상 실패하는 사람이다”라는 믿음으로 바뀌는 것입니다.
심리적인 벽은 현실처럼 느껴집니다. 그래서 벽이 마음속에 있다는 사실조차 알아차리기 어렵습니다.
제한적 신념이란 무엇일까요?
자신의 가능성과 선택을 좁히는 굳어진 믿음을 ‘제한적 신념’이라고 표현할 수 있습니다.
제한적 신념에는 다음과 같은 말이 자주 포함됩니다.
- 나는 원래 소심하다.
- 나는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 못한다.
- 나는 공부할 머리가 아니다.
- 나이가 많아서 새로운 일을 할 수 없다.
- 한 번 실패했으니 다시 해도 똑같을 것이다.
- 다른 사람이 싫어하면 내가 잘못한 것이다.
- 완벽하게 할 수 없다면 시작해서는 안 된다.
이러한 생각 중에는 현재의 어려움을 반영하는 부분도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 어렵다는 사실과 앞으로도 영원히 불가능하다는 결론은 다릅니다.
“나는 발표가 아직 익숙하지 않다”는 말과 “나는 사람들 앞에서 절대 말할 수 없다”는 말은 마음에 전혀 다른 영향을 줍니다.
첫 번째 말에는 연습하고 변화할 가능성이 남아 있습니다. 두 번째 말은 시도할 문을 닫아 버립니다.
익숙한 벽이 안전하게 느껴지는 이유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익숙한 상황에 머물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현재가 만족스럽지 않더라도 적어도 어떤 일이 일어날지 예상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반면 벽 너머의 세상은 알 수 없습니다.
새로운 직업에 도전하면 실패할 수도 있고, 마음을 표현하면 거절당할 수도 있습니다. 익숙한 관계에서 벗어나면 외로움을 느낄 수도 있습니다.
사람의 마음은 때때로 불편하지만 익숙한 것을 편안하지만 낯선 것보다 안전하게 느낍니다.
『빨간 벽』 속 동물들도 벽 안의 삶에 익숙합니다. 벽이 답답하더라도 오랫동안 그 안에서 살아왔기 때문에 굳이 바꾸려고 하지 않습니다.
변화를 선택하지 않는 것이 잘못은 아닙니다. 모든 사람이 항상 모험해야 하는 것도 아닙니다.
다만 정말 이곳에 머물고 싶은 것인지, 두려움 때문에 다른 선택을 상상하지 못하는 것인지는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다른 사람의 말이 나의 벽이 될 때
꼬마 생쥐가 벽에 관해 물었을 때 다른 동물들은 각자의 답을 내놓습니다.
“바깥은 위험해.”
“그런 건 궁금해할 필요 없어.”
“벽 너머에는 아무것도 없어.”
그들의 말에는 객관적인 근거가 없습니다. 각자의 두려움과 경험, 체념이 담겨 있을 뿐입니다.
우리도 다른 사람의 말을 사실처럼 받아들일 때가 있습니다.
부모나 교사, 친구가 무심코 한 평가가 오랫동안 마음에 남습니다.
“너는 원래 끈기가 없어.”
“그건 아무나 하는 일이 아니야.”
“안정적으로 살려면 모험하지 말아야 해.”
상대는 걱정하는 마음으로 말했을 수도 있습니다.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현실적인 조언을 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다른 사람의 한계가 반드시 나의 한계는 아닙니다.
누군가에게 위험했던 일이 나에게도 똑같이 위험한 것은 아니며, 그 사람이 가 보지 않은 길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것도 아닙니다.
조언을 참고하되 자신의 선택을 모두 다른 사람의 두려움에 맡기지 않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체념이 반복되면 시도하지 않게 됩니다
여러 번 노력했지만 결과가 좋지 않으면 사람은 점차 기대를 내려놓게 됩니다.
아무리 해도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실제로 변화할 기회가 와도 시도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런 심리를 학습된 무기력과 연결해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해 봐도 안 될 거야.”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어.”
“그냥 받아들이는 수밖에 없어.”
늙은 곰과 으르렁 소리를 잃어버린 사자의 태도에서도 이러한 체념을 떠올릴 수 있습니다. 벽이 왜 존재하는지 알아보거나 바깥을 확인하려는 마음을 이미 내려놓은 것처럼 보입니다.
무기력에서 벗어나려면 거대한 벽을 한 번에 넘으려고 하기보다 자신이 선택하고 바꿀 수 있는 작은 일을 경험해야 합니다.
작은 성공은 “내 행동으로 달라지는 것이 있다”는 감각을 회복하게 합니다.
꼬마 생쥐를 움직이게 한 힘은 질문이었습니다
꼬마 생쥐는 다른 동물보다 크거나 힘이 세지 않습니다.
벽을 부술 도구도 없고 혼자서 뛰어넘을 능력도 없습니다. 생쥐를 움직이게 한 것은 특별한 힘이 아니라 궁금해하는 마음입니다.
“벽은 왜 있는 걸까?”
“벽 너머에는 정말 아무것도 없을까?”
질문은 당연하게 받아들였던 현실에 작은 틈을 만듭니다.
우리가 마음속 벽을 발견할 때도 질문이 필요합니다.
“나는 왜 이것을 불가능하다고 생각할까?”
“직접 확인한 사실인가, 다른 사람에게 들은 말인가?”
“과거의 한 번의 실패를 미래 전체에 적용하고 있지는 않은가?”
“두려움이 없다면 나는 무엇을 선택하고 싶은가?”
“벽을 완전히 넘지 않고도 확인해 볼 수 있는 작은 방법은 무엇인가?”
질문한다고 곧바로 답을 얻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질문은 더 이상 벽을 당연한 현실로만 받아들이지 않게 합니다.
파랑새는 무엇을 의미할까요?
벽 너머에서 날아온 파랑새는 생쥐가 다른 세계로 나아가도록 돕습니다.
새는 희망과 자유를 상징하는 존재로 볼 수 있고, 새로운 관점을 보여 주는 사람으로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혼자 힘으로 모든 벽을 넘을 필요가 없습니다.
누군가의 격려, 한 권의 책, 새로운 경험, 상담이나 교육이 이전에는 보지 못했던 가능성을 보여 줄 수 있습니다.
좋은 조력자는 대신 벽을 넘어 주는 사람이 아닙니다. 내가 다른 시선으로 상황을 바라보고 스스로 선택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람입니다.
도움을 요청하는 것은 능력이 부족하다는 뜻이 아닙니다.
벽 앞에서 혼자 오래 머물고 있다면 이미 그 길을 경험한 사람이나 전문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에게 물어보세요.
“벽 너머를 볼 수 있는 다른 방법이 있을까요?”
나를 가로막는 벽을 발견하는 방법
종이를 준비해 가운데에 커다란 벽을 하나 그려 보세요.
벽돌마다 자신을 멈추게 하는 생각을 적습니다.
- 실패하면 창피할 것이다.
- 나이가 많아서 늦었다.
- 다른 사람이 반대하면 할 수 없다.
- 완벽하게 준비해야 시작할 수 있다.
- 나는 원래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지 못한다.
- 도움을 요청하면 약해 보일 것이다.
그다음 각 벽돌 옆에 다음 질문의 답을 적어 봅니다.
- 이 생각은 언제부터 생겼나요?
- 누구의 목소리와 닮았나요?
- 이 생각을 뒷받침하는 사실은 무엇인가요?
- 이 생각과 다른 경험은 없었나요?
- 친구가 같은 말을 한다면 나는 무엇이라고 말해 줄까요?
- 조금 더 현실적이고 유연한 문장으로 바꾸면 어떻게 될까요?
예를 들어 “나는 새로운 일을 절대 못해”라는 벽돌을 다음과 같이 바꾸어 볼 수 있습니다.
“새로운 일을 시작하면 긴장되지만, 작은 단계로 배우면 익숙해질 수 있다.”
무조건 긍정적인 말로 바꾸는 것이 목적은 아닙니다. 가능성을 완전히 닫지 않는 현실적인 문장을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벽을 넘는 작은 실천
1. 벽의 이름을 붙이기
“이것은 실패에 대한 두려움의 벽이다.”
“이것은 다른 사람의 평가를 걱정하는 벽이다.”
이름을 붙이면 막연했던 장벽을 구체적으로 바라볼 수 있습니다.
2. 사실과 믿음을 구분하기
“한 번 실패했다”는 사실과 “나는 언제나 실패한다”는 믿음은 다릅니다.
확인할 수 있는 사실만 남기고 자신이 덧붙인 해석을 살펴보세요.
3. 벽 전체가 아니라 작은 틈 찾기
처음부터 큰 결정을 내릴 필요는 없습니다.
새로운 일을 시작하기 전에 정보를 알아보거나, 체험 수업에 참여하고, 경험한 사람에게 질문할 수 있습니다.
4. 실패의 의미를 바꾸기
실패를 자신의 능력이 부족하다는 최종 판결로 보지 마세요.
어떤 준비가 더 필요한지, 무엇이 나와 맞지 않는지 알려 주는 경험으로 바라볼 수 있습니다.
5. 다른 관점을 가진 사람 만나기
늘 같은 환경에 있으면 같은 생각을 반복하기 쉽습니다.
새로운 사람과 대화하고, 책을 읽으며, 다른 삶의 방식을 접해 보세요. 파랑새처럼 벽 너머를 보여 주는 관점을 만날 수 있습니다.
6. 시도한 행동을 기록하기
결과만 기록하면 실패와 성공으로 나누게 됩니다.
“오늘 문의 전화를 했다.”
“새로운 장소에 혼자 가 보았다.”
“내 의견을 한 문장 말했다.”
작은 행동을 기록하면 자신이 벽 앞에서 조금씩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아이에게 벽을 만들어 주는 말
어른은 아이를 보호하려는 마음에서 가능성을 제한하는 말을 할 수 있습니다.
“너는 아직 어려서 못해.”
“다치니까 하지 마.”
“넌 원래 그런 걸 잘 못하잖아.”
“실수하면 창피하니까 가만히 있어.”
안전을 위한 제한은 필요합니다. 하지만 위험의 정도와 상관없이 모든 시도를 막으면 아이는 세상이 위험하고 자신은 감당할 능력이 없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다음과 같이 말해 보세요.
“조심해야 할 부분이 무엇인지 함께 살펴보자.”
“혼자 하기 어렵다면 어떤 도움이 필요할까?”
“처음부터 잘하지 않아도 괜찮아.”
“작게 한번 해 보고 다시 생각해 보자.”
“실수하면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아무런 경계가 없는 자유가 아니라 안전한 범위 안에서 탐색하고 선택할 수 있는 기회입니다.
『빨간 벽』을 읽고 나누면 좋은 질문
- 빨간 벽은 언제부터 그곳에 있었을까요?
- 동물들은 왜 벽 너머를 직접 확인하지 않았을까요?
- 고양이에게 벽은 어떤 의미였나요?
- 늙은 곰과 여우, 사자는 왜 벽에 관심을 두지 않았을까요?
- 꼬마 생쥐는 다른 동물들과 무엇이 달랐나요?
- 파랑새는 무엇을 상징한다고 생각하나요?
- 생쥐가 발견한 벽 너머는 어떤 곳이었나요?
- 생쥐가 뒤돌아보았을 때 벽은 왜 보이지 않았을까요?
- 우리 마음속에도 보이지 않는 벽이 있을까요?
- 다른 사람의 말이 나의 벽이 된 경험이 있나요?
- 지금 나를 가로막는 가장 큰 생각은 무엇인가요?
- 그 벽 너머에는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까요?
- 벽을 넘기 위해 누구의 도움을 받고 싶나요?
- 오늘 벽에 만들 수 있는 작은 틈은 무엇인가요?
아이에게 “무조건 벽을 넘어야 한다”는 답을 요구하지 마세요. 벽이 안전을 지켜 주는 경우와 자유를 막는 경우를 함께 생각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모든 벽이 마음속에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빨간 벽』을 심리적인 장벽으로 읽을 수 있지만 현실에 존재하는 모든 어려움을 개인의 마음 문제로 돌려서는 안 됩니다.
경제적인 어려움, 장애로 인한 접근 제한, 차별과 편견, 돌봄 부담이나 불공정한 제도처럼 개인의 용기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벽도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 놓인 사람에게 “마음만 바꾸면 돼”, “두려움 때문에 못하는 거야”라고 말하면 현실적인 어려움과 고통을 가볍게 만들 수 있습니다.
어떤 벽은 생각을 바꾸어 넘어갈 수 있지만, 어떤 벽은 주변의 도움과 제도적인 변화가 필요합니다. 혼자 넘는 대신 함께 부수거나 돌아갈 길을 만들어야 하는 벽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벽 앞에서는 두 가지를 함께 물어야 합니다.
“내 마음이 만든 제한은 무엇인가?”
“환경과 사회가 실제로 만들어 놓은 장벽은 무엇인가?”
이 둘을 구분해야 자신을 불필요하게 탓하지 않고 필요한 도움과 변화를 요청할 수 있습니다.
벽 너머로 가는 것이 항상 정답은 아닙니다
모든 벽을 반드시 넘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위험을 막아 주는 경계도 있고, 아직 준비되지 않았을 때 자신을 보호하는 벽도 있습니다. 누군가가 강요하는 도전을 거절하는 것 역시 중요한 선택입니다.
중요한 것은 두려움에 떠밀려 자동으로 머무는 것과 충분히 생각한 뒤 스스로 머물기로 선택하는 것을 구분하는 일입니다.
벽을 넘지 않기로 했다면 그 선택이 자신의 가치와 필요에 맞는지 살펴보세요.
벽을 넘어가고 싶다면 완벽한 용기가 생길 때까지 기다리지 않아도 됩니다. 작은 틈으로 바깥을 내다보고, 도움을 요청하며, 한 걸음씩 확인할 수 있습니다.
용기는 두려움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두려움 속에서도 자신이 원하는 방향을 선택하는 힘입니다.
벽은 질문하는 순간부터 달라집니다
『빨간 벽』 속 동물들은 벽을 현실이라고 믿습니다.
벽은 오래전부터 그곳에 있었고, 누구도 이유를 알지 못합니다. 그럼에도 모두가 당연하게 받아들이기 때문에 더욱 단단해집니다.
꼬마 생쥐는 벽을 힘으로 무너뜨리지 않습니다.
단지 벽의 존재를 궁금해하고, 다른 동물들에게 질문하며, 벽 너머를 직접 보고 싶다는 마음을 포기하지 않습니다.
그 질문이 파랑새를 만나게 하고 새로운 세계를 발견하게 합니다.
우리 마음속 벽도 마찬가지일 수 있습니다.
“나는 못해”라는 생각을 곧바로 믿지 않고 “정말 그럴까?”라고 묻는 순간, 벽에는 작은 틈이 생깁니다.
“지금은 어렵지만 다른 방법은 없을까?”
“혼자 힘들다면 누구에게 도움을 받을 수 있을까?”
“실패하더라도 얻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벽은 한 번에 사라지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질문하고 바라보기 시작하면 더 이상 이전과 같은 벽으로 남아 있지는 않습니다.
오늘 나를 가로막고 있는 벽은 무엇인가요?
그 벽은 현실에 존재하는 장벽인가요, 과거의 경험과 다른 사람의 말로 만들어진 마음의 벽인가요?
벽 너머에는 무엇이 있을지 아직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작은 틈으로 한번 바라보는 순간, 지금까지 당연하다고 믿었던 세상보다 훨씬 넓고 다채로운 가능성을 발견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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