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 — 불안은 왜 자꾸 나를 찾아올까요?
그림책 심리학 시리즈 ⑨
『불안』 — 불안은 왜 자꾸 나를 찾아올까요?
마음속으로 몇 번이나 말해 보지만 좀처럼 마음이 가라앉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아직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는데 좋지 않은 일이 생길 것 같고, 별일이 아닌데도 가슴이 두근거립니다. 머릿속에서는 같은 걱정이 반복되고, 밤이 되면 낮에 했던 말과 행동이 자꾸 떠오릅니다.
“혹시 잘못되면 어떡하지?”
“사람들이 나를 싫어하면 어떡하지?”
“내가 감당하지 못하는 일이 생기면 어떡하지?”
걱정을 멈추려고 할수록 생각은 더 선명해집니다. 불안해하는 자신이 답답해 “나는 왜 이렇게 걱정이 많을까?”라고 자책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불안은 의지가 약하거나 마음이 부족해서 생기는 감정이 아닙니다. 위험을 미리 알아차리고 우리를 보호하려는 자연스러운 반응입니다.
조미자 작가의 그림책 『불안』은 불안을 빨리 없애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 아닙니다. 보이지 않던 불안을 눈앞으로 끌어내어 바라보고, 가까이 다가가 그 마음을 이해하는 과정을 보여 줍니다.
불안은 왜 자꾸 우리를 찾아오는 걸까요? 우리는 불안과 어떤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야 할까요?
그렇다면 불안은 왜 우리에게 찾아오는 걸까요?
자꾸 나타났다 사라지는 알 수 없는 존재
그림책 속 아이 앞에는 어느 날 이상한 존재가 나타납니다.
공처럼 아이 주변을 맴돌며 일상을 어지럽히기도 하고, 서늘하고 커다란 손의 모습으로 나타나 아이를 놀라게 하기도 합니다. 아이가 그 정체를 확인하려 하면 그것은 어느새 빨간 구멍 속으로 사라집니다.
무엇인지 알 수 없기 때문에 더욱 무섭습니다.
아이의 마음속에는 궁금함과 두려움이 함께 생깁니다. 구멍 아래에 무엇이 숨어 있는지 알고 싶지만, 막상 마주하면 감당하지 못할 만큼 무서운 존재가 나올 것 같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아이는 구멍에서 이어진 실을 발견합니다.
실을 잡아당기면 자신을 불안하게 만들었던 존재와 만나게 될지도 모릅니다. 아이는 오랫동안 망설이다가 마침내 실을 당깁니다.
구멍 속에서 나온 것은 무시무시한 괴물이 아니라 화가 잔뜩 난 오리입니다. 오리는 아이를 괴롭히기 위해 찾아온 적이 아니라, 오히려 아이에게 발견되고 이해받기를 기다리던 감정처럼 보입니다.
아이와 오리는 함께 시간을 보냅니다. 아이가 편안해지자 오리도 안정을 찾아갑니다. 불안을 상징하는 존재와 싸워 이긴 것이 아니라 서로를 알아가며 관계가 달라진 것입니다.
조미자 작가의 『불안』은 불안을 공과 손, 빨간 구멍과 실, 화난 오리의 모습으로 시각화합니다. 보이지 않아 더 막막했던 감정을 하나의 존재로 바라보게 하며, 불안을 외면하는 대신 만나고 이해할 수 있도록 이끕니다. 2019년 도서출판 핑거에서 출간되었습니다.
(작가 인터뷰: 『불안』의 그림과 의미)
불안은 나쁜 감정일까요?
우리는 감정을 좋은 감정과 나쁜 감정으로 나누는 데 익숙합니다.
기쁨과 행복은 오래 느끼고 싶어 하지만 불안과 두려움, 슬픔은 빨리 없애고 싶어 합니다. 불안해지면 마음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불안은 인간에게 필요한 감정입니다.
위험한 장소에서는 주변을 더 주의 깊게 살피게 하고, 중요한 일을 앞두고는 미리 준비하도록 합니다. 건강에 이상한 신호가 나타났을 때 검사를 받게 하고, 미래의 어려움에 대비해 계획을 세우게 합니다.
적절한 불안은 다음과 같은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 위험을 알아차리게 합니다.
- 중요한 일을 준비하게 합니다.
- 실수를 줄이도록 집중하게 합니다.
- 필요한 도움을 요청하게 합니다.
- 자신에게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알려 줍니다.
불안은 화재경보기와 비슷합니다. 실제 위험이 있을 때 울리는 경보기는 우리를 보호합니다.
문제는 위험이 없는데도 경보가 너무 자주 울리거나, 작은 위험을 큰 재난처럼 알릴 때입니다. 경보가 계속 울리면 몸과 마음이 지치고 일상생활에도 어려움이 생길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목표는 모든 불안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지금 울리는 경보가 무엇을 알리는지 살펴보는 것입니다.
불안은 미래를 미리 살아가는 마음입니다
불안은 주로 아직 일어나지 않은 미래와 관련이 있습니다.
“발표에서 실수하면 어떡하지?”
“검사 결과가 좋지 않으면 어떡하지?”
“사랑하는 사람이 떠나면 어떡하지?”
생각은 미래에 있지만 몸은 지금 반응합니다.
가슴이 두근거리고 호흡이 빨라집니다. 어깨와 턱에 힘이 들어가고, 배가 아프거나 속이 메스꺼울 수 있습니다. 잠이 오지 않고 집중하기도 어려워집니다.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을 마음속에서는 이미 경험하고 있는 것입니다.
불안할 때는 다음 두 질문을 나누어 생각해 보세요.
“지금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일은 무엇인가?”
“내가 앞으로 일어날 것이라고 예상하는 일은 무엇인가?”
예를 들어 검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면 ‘아직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는 것이 현재의 사실입니다. ‘틀림없이 심각한 문제가 있을 것이다’는 불안이 만든 예상일 수 있습니다.
예상이 반드시 틀린 것은 아니지만 아직 사실로 확인된 것은 아닙니다. 사실과 예상을 구분하면 불안한 생각을 조금 떨어져 바라볼 수 있습니다.
불안한 생각은 왜 반복될까요?
불안은 확실한 답을 얻고 싶어 합니다.
그러나 미래를 완벽하게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아무리 많이 생각해도 모든 위험을 막을 수는 없습니다.
그럼에도 마음은 계속 질문합니다.
“정말 괜찮을까?”
“혹시 놓친 것은 없을까?”
“한 번만 더 확인하면 안심할 수 있지 않을까?”
잠시 안심했다가 다시 의심하고, 또 확인하는 과정이 반복됩니다. 이때 걱정은 문제를 해결하는 생각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같은 자리를 맴돌 수 있습니다.
도움이 되는 걱정과 소모적인 걱정은 구분할 필요가 있습니다.
도움이 되는 걱정은 구체적인 행동으로 이어집니다.
“내일 비가 올 수 있으니 우산을 준비하자.”
반면 소모적인 걱정은 행동으로 옮길 수 없는 질문을 반복합니다.
“내일 혹시 생각하지 못한 나쁜 일이 생기면 어떡하지?”
이때는 다음과 같이 질문해 보세요.
“이 걱정에 대해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는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작은 행동 하나를 정합니다. 지금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면 불확실함이 남아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현재의 일상으로 돌아오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불안을 피할수록 더 무서워질 수 있습니다
불안한 상황을 피하면 잠시 마음이 편해집니다.
사람을 만나는 것이 불안해서 약속을 취소하고, 실패가 두려워 새로운 일을 미룹니다. 건강이 걱정될 때는 몸의 상태를 계속 확인하거나 반대로 검사를 아예 피할 수도 있습니다.
피한 직후에는 불안이 줄어듭니다. 하지만 마음은 이렇게 배울 수 있습니다.
“내가 피했기 때문에 안전했던 거야.”
“역시 그 상황은 내가 감당할 수 없어.”
이러한 경험이 반복되면 다음에는 더 큰 두려움이 생깁니다. 불안을 피하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점점 줄어들고, 생활의 범위도 좁아질 수 있습니다.
그림책 속 아이가 빨간 구멍 아래의 존재를 계속 외면하는 동안 불안은 알 수 없는 모습으로 반복해서 나타납니다. 아이가 실을 잡아당겨 그 존재를 만났을 때 비로소 변화가 시작됩니다.
불안을 마주한다는 것은 무조건 참거나 한 번에 가장 무서운 상황에 뛰어드는 것이 아닙니다. 감당할 수 있는 크기로 천천히 가까이 가는 것입니다.
불안에는 이름이 필요합니다
“그냥 불안해요.”
“무엇이 걱정되는지 모르겠어요.”
“가슴이 답답하고 좋지 않은 일이 생길 것 같아요.”
막연한 불안은 정체를 알 수 없어 더 크게 느껴집니다. 그림책 속 구멍 아래 무엇이 있는지 모를 때 아이가 더 두려워했던 것과 같습니다.
불안이 찾아오면 구체적으로 표현해 보세요.
- 나는 무엇을 걱정하고 있는가?
-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예상하는가?
- 그 일이 생길 가능성을 얼마나 크게 보고 있는가?
- 가장 두려운 결과는 무엇인가?
- 그 일이 일어난다면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 지금 내 몸의 어느 부분에서 불안을 느끼는가?
예를 들어 “사람들이 나를 싫어할까 봐 불안하다”는 마음을 자세히 살펴보면 “내 의견을 말했다가 거절당할까 봐 두렵다”는 구체적인 걱정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름 없는 불안이 ‘내가 바라보고 표현할 수 있는 불안’으로 바뀌는 것입니다.
불안 아래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불안을 조금 더 깊이 들여다보면 그 아래에서 중요한 마음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자녀의 미래가 걱정되는 부모의 불안 아래에는 아이가 잘 살아가기를 바라는 사랑이 있을 수 있습니다.
실패에 대한 불안 아래에는 잘하고 싶고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 있을 수 있습니다.
사람들에게 거절당할까 두려운 마음 아래에는 관계 속에서 받아들여지고 싶은 욕구가 있을 수 있습니다.
건강에 대한 불안 아래에는 오래도록 삶을 이어가고 싶은 소망이 있을 수 있습니다.
불안이 언제나 정확한 판단을 하는 것은 아닙니다. 때로는 실제보다 위험을 크게 해석합니다. 그러나 불안 아래에 있는 마음까지 잘못된 것은 아닙니다.
그래서 불안에게 이렇게 물어볼 수 있습니다.
“너는 무엇을 지키려고 찾아왔니?”
불안을 나를 괴롭히는 적으로만 보지 않으면 그 감정이 전하려는 메시지를 조금 더 차분하게 들을 수 있습니다.
불안이 몸으로 나타날 때
불안은 생각으로만 나타나지 않습니다.
아이들은 자신의 감정을 정확하게 말하기 어려워 몸의 불편함으로 표현하기도 합니다. 학교에 가기 전 배가 아프거나, 중요한 일을 앞두고 머리가 아프다고 할 수 있습니다. 손톱을 깨물거나 잠들지 못하고 부모 곁에서 떨어지지 않으려 할 수도 있습니다.
어른에게도 비슷한 반응이 나타납니다.
- 가슴이 빠르게 뜁니다.
- 숨이 답답하게 느껴집니다.
- 목과 어깨가 긴장합니다.
- 손에 땀이 나거나 몸이 떨립니다.
- 속이 불편하거나 화장실을 자주 갑니다.
- 잠들기 어렵고 자주 깹니다.
- 집중력이 떨어지고 쉽게 피로해집니다.
이러한 증상이 모두 불안 때문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신체 증상이 반복되거나 심하다면 먼저 의료진의 진료를 통해 다른 원인이 없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별한 신체 질환이 없고 불안과 관련된 반응이라면 몸을 안정시키는 연습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불안이 찾아왔을 때 실천하는 여섯 가지 방법
1. 불안을 판단하지 않고 알아차리기
“왜 또 불안하지?”라고 화내기보다 “지금 불안이 올라오고 있구나”라고 말해 보세요.
감정을 알아차리는 것과 그 감정에 휩쓸리는 것은 다릅니다.
2. 천천히 숨을 내쉬기
불안할 때는 빠르게 숨을 들이마시기 쉽습니다.
코로 편안하게 숨을 들이마신 뒤 들이마신 시간보다 조금 더 길게 내쉬어 보세요. 억지로 큰 숨을 쉬기보다 부담되지 않는 속도로 반복합니다.
3. 현재로 주의를 돌리기
주변에서 보이는 것 다섯 가지, 만질 수 있는 것 네 가지, 들리는 소리 세 가지를 찾아보세요.
미래로 달려간 생각을 지금 이 순간으로 되돌리는 데 도움이 됩니다.
4. 걱정을 종이에 적기
머릿속에서 반복되는 생각을 종이에 옮겨 보세요.
그다음 사실, 예상, 지금 할 수 있는 행동으로 나누어 적습니다. 걱정을 눈으로 확인하면 생각과 자신 사이에 거리를 만들 수 있습니다.
5. 작은 행동 선택하기
불안을 완전히 없앤 뒤 행동하려고 기다리지 마세요.
전화 한 통 걸기, 질문 하나 하기, 10분 동안 시작하기처럼 지금 할 수 있는 가장 작은 행동을 선택합니다.
6. 믿을 수 있는 사람에게 말하기
“요즘 걱정이 많아서 잠들기 어려워.”
“해결책보다 내 이야기를 잠깐 들어 줬으면 좋겠어.”
불안을 말로 나누면 혼자 감당해야 한다는 부담이 줄어들 수 있습니다.
불안한 나에게 건네는 말
불안할 때 우리는 자신에게 가장 가혹한 사람이 되기 쉽습니다.
“나는 왜 이렇게 겁이 많을까?”
“다른 사람들은 잘하는데 왜 나만 이럴까?”
“별일도 아닌데 왜 이렇게 힘들지?”
이러한 말은 이미 불안한 마음에 수치심까지 더할 수 있습니다.
그 대신 다음과 같이 말해 보세요.
“지금 내가 많이 불안하구나.”
“중요한 일이니까 걱정되는 것 같아.”
“당장 답을 찾지 못해도 괜찮아.”
“불안해도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어.”
“이 감정은 계속 같은 크기로 머물지 않을 거야.”
자기 위로는 현실을 외면하는 긍정적인 말이 아닙니다. 현재의 어려움을 인정하면서도 자신을 함부로 대하지 않는 태도입니다.
아이가 불안해할 때 어른이 해야 할 말
아이가 불안해하면 어른은 빨리 안심시키고 싶어 합니다.
“걱정하지 마.”
“그런 일은 절대 안 생겨.”
“별것도 아닌데 왜 무서워해?”
하지만 아이의 감정을 곧바로 부정하면 아이는 불안뿐 아니라 자신의 마음을 이해받지 못한다는 외로움까지 느낄 수 있습니다.
먼저 감정을 인정해 주세요.
“처음 가는 곳이라 걱정되는구나.”
“엄마와 떨어질 생각을 하니 무서운 것 같아.”
“실수하면 친구들이 웃을까 봐 불안하구나.”
그다음 구체적으로 무엇이 필요한지 묻습니다.
“가장 걱정되는 것이 무엇인지 말해 줄래?”
“내가 어떻게 도와주면 좋을까?”
“처음에는 어떤 작은 것부터 해 볼 수 있을까?”
불안한 상황을 모두 대신 피하게 해 주기보다 아이가 감당할 수 있는 정도의 경험을 하도록 곁에서 지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불안』을 읽고 나누면 좋은 질문
- 그림책 속 아이를 따라다니던 것은 무엇이었나요?
- 아이는 왜 빨간 구멍 속을 들여다보기 어려워했을까요?
- 구멍에서 나온 오리는 무엇을 상징할까요?
- 화가 난 것처럼 보이는 오리에게는 어떤 마음이 있었을까요?
- 아이와 오리가 함께 지내면서 무엇이 달라졌나요?
- 불안을 없애는 것과 이해하는 것은 어떻게 다를까요?
- 내 불안은 어떤 색과 모양인가요?
- 불안이 찾아오면 몸의 어디에서 가장 먼저 느껴지나요?
- 요즘 내가 피하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요?
- 내 불안이 말을 한다면 무엇이라고 할까요?
- 불안은 나의 무엇을 지키려고 하나요?
- 불안한 나에게 어떤 말을 건네고 싶나요?
질문에 반드시 말로 답할 필요는 없습니다. 색이나 선, 점토와 몸짓으로 표현해도 좋습니다. 중요한 것은 정답을 찾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감정을 안전하게 발견하는 것입니다.
나만의 ‘불안 오리’ 그리기
『불안』을 읽은 뒤 종이에 자신만의 불안 오리를 그려 보세요.
먼저 불안의 크기와 색, 표정을 자유롭게 정합니다. 뾰족한 털을 가진 오리일 수도 있고, 아주 작게 웅크린 오리일 수도 있습니다.
그림 옆에는 다음 내용을 적어 봅니다.
- 불안 오리는 언제 찾아오나요?
- 불안 오리는 내게 무엇이라고 말하나요?
- 불안 오리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 오리를 편안하게 해 주려면 무엇이 필요할까요?
- 내가 오리에게 건네고 싶은 말은 무엇인가요?
마지막에는 불안 오리가 조금 편안해진 모습을 다시 그려 보세요.
이 활동은 불안을 없애기 위한 것이 아닙니다. 감정을 자신과 분리해 바라보고, 그 감정이 필요로 하는 돌봄을 발견하기 위한 과정입니다.
언제 전문적인 도움이 필요할까요?
불안은 누구에게나 나타나는 감정이지만, 모든 불안을 혼자 견뎌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음과 같은 상태가 오랫동안 지속된다면 정신건강 전문가와 상담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 걱정을 조절하기 어렵습니다.
- 불안 때문에 학교나 직장, 모임을 계속 피합니다.
- 수면과 식사에 큰 변화가 생겼습니다.
- 신체 증상이 반복되어 일상생활이 어렵습니다.
- 같은 것을 반복해서 확인하지 않으면 견디기 어렵습니다.
- 불안 때문에 하고 싶은 일과 필요한 일을 포기합니다.
- 갑작스러운 극심한 공포가 반복됩니다.
전문적인 도움을 받는 것은 불안을 이겨 내지 못했다는 뜻이 아닙니다. 혼자 감당하기 어려워진 마음을 안전하게 이해하고,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가는 과정입니다.
불안을 없애는 대신 만나 보는 마음
우리는 불안이 완전히 사라지면 편안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삶에서 모든 불안을 없애는 것은 어려울 수 있습니다.
새로운 일을 시작하면 결과를 알 수 없어 불안합니다. 누군가를 사랑하면 잃을까 봐 두렵고, 소중한 사람이 생기면 그 사람의 안전을 걱정합니다. 나이가 들면서 건강과 미래가 불안해지기도 합니다.
소중한 것이 있다는 것은 그것을 잃을 가능성까지 함께 느끼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마음이 건강하다는 것은 불안을 전혀 느끼지 않는 상태가 아닙니다. 불안이 찾아왔을 때 그 감정을 알아차리고, 완전히 휩쓸리지 않은 채 자신이 중요하게 여기는 삶으로 다시 돌아올 수 있는 힘에 가깝습니다.
조미자 작가의 『불안』은 불안을 구멍 속에 가두거나 힘으로 물리치지 않습니다. 아이는 실을 당겨 불안을 세상 밖으로 불러내고, 그 존재와 함께 머뭅니다.
처음에는 무섭고 화가 난 것처럼 보였던 불안도 이해받고 나면 다른 얼굴을 보여 줄 수 있습니다.
오늘 불안한 마음이 찾아왔다면 억지로 밀어내기보다 조심스럽게 물어보세요.
“불안아, 너는 왜 나에게 왔니?”
그리고 조금 더 깊이 물어보세요.
“네가 지키고 싶어 하는 것은 무엇이니?”
그 질문 끝에서 불안만 가득했던 마음속에 숨어 있던 나의 소중한 것을 발견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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