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기다립니다…』가 들려주는 기다림의 심리학
그림책 심리학 시리즈 ④
『나는 기다립니다…』가 들려주는 기다림의 심리학
우리는 평생 무엇을 기다리며 살아갈까요?
우리는 매일 무언가를 기다리며 살아갑니다.
아이는 어서 키가 크기를 기다리고, 학생은 방학과 졸업을 기다립니다. 누군가는 사랑하는 사람의 연락을 기다리고, 부모는 집을 떠난 자녀의 안부를 기다립니다. 아픈 사람은 몸이 회복되기를 기다리고, 마음에 상처를 입은 사람은 다시 편안해지는 날을 기다립니다.
“조금만 더 지나면 괜찮아질 거야.”
“언젠가는 좋은 날이 오겠지.”
우리는 아직 오지 않은 시간을 바라보며 오늘을 견디기도 합니다. 그러나 기다림은 언제나 아름답지만은 않습니다. 기다림 속에는 설렘과 희망뿐 아니라 불안, 답답함, 외로움과 두려움도 함께 들어 있습니다.
다비드 칼리가 글을 쓰고 세르주 블로크가 그림을 그린 『나는 기다립니다…』는 한 사람이 어린아이에서 노인이 되기까지 무엇을 기다리며 살아가는지를 보여 주는 그림책입니다.
짧은 문장과 단순한 그림, 책장을 따라 이어지는 빨간 실 하나가 우리의 긴 인생을 조용히 연결합니다. 이 작은 그림책을 읽다 보면 자연스럽게 질문하게 됩니다.
나는 지금 무엇을 기다리고 있을까요?
그리고 그 기다림은 나의 오늘을 어떻게 만들고 있을까요?
한 사람의 인생을 이어 주는 빨간 실
『나는 기다립니다…』의 주인공은 어린 시절 크리스마스와 케이크가 구워지기를 기다립니다. 어서 키가 크고 어른이 되기를 바라며, 시간이 흐른 뒤에는 사랑하는 사람을 기다립니다.
성인이 된 후에도 기다림은 계속됩니다.
전쟁이 끝나기를 기다리고, 사랑하는 사람과 다시 만나기를 기다립니다. 결혼한 뒤에는 아이의 탄생을 기다리고, 다툰 날에는 상대가 건네는 화해의 말을 기다립니다. 나이가 들어서는 자녀의 전화와 새로운 가족의 탄생을 기다립니다.
기다림의 대상은 달라지지만 기다림 자체는 삶에서 사라지지 않습니다.
그림 속 빨간 실은 장면마다 다른 모양으로 변합니다. 때로는 선물의 끈이 되고, 두 사람을 이어 주는 관계가 되며, 아기의 탯줄이나 시간의 흐름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평범한 일상과 사랑, 갈등, 전쟁, 탄생과 죽음의 순간이 모두 하나의 실로 이어집니다.
이 빨간 실은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관계이면서, 과거와 현재, 미래를 잇는 삶의 시간처럼 느껴집니다.
『나는 기다립니다…』는 어린 시절부터 노년까지 이어지는 한 사람의 삶을 통해 기다림이 인생의 일부임을 보여 줍니다. 국내에는 안수연 번역으로 문학동네에서 출간되었습니다.
(도서 정보: 문학동네판 『나는 기다립니다』)
우리는 왜 기다릴까요?
기다림은 아직 오지 않은 미래와 관련된 마음입니다.
기다리는 사람의 마음속에는 “지금과는 다른 일이 일어날 것”이라는 기대가 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돌아올 것이라는 믿음, 아픈 몸이 나아질 것이라는 바람, 노력한 일이 좋은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는 희망이 기다림을 가능하게 합니다.
아무런 기대가 없다면 기다릴 이유도 없습니다.
그래서 기다림은 때때로 우리가 무엇을 소중하게 생각하는지 보여 줍니다.
누군가의 연락을 기다린다는 것은 그 사람과의 관계가 중요하다는 뜻일 수 있습니다. 합격 소식을 기다리는 마음에는 자신의 가능성을 인정받고 싶은 바람이 담겨 있습니다. 봄을 기다리는 마음에는 추운 시간을 지나 다시 시작하고 싶은 소망이 들어 있습니다.
기다림을 들여다보면 마음속 욕구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나는 왜 이것을 기다리고 있을까?”
이 질문은 기다림 속에 숨겨진 사랑과 두려움, 기대와 소망을 이해하도록 도와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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