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먹기』가 알려주는 감정의 비밀 내 마음은 왜 내 마음대로 되지 않을까요?
그림책 심리학 시리즈 ③
『마음먹기』가 알려주는 감정의 비밀
내 마음은 왜 내 마음대로 되지 않을까요?
“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달렸어.”
우리는 살아가면서 이 말을 참 많이 듣습니다.
힘든 일이 있을 때도 “좋게 생각해.”
속상해할 때도 “마음을 긍정적으로 가져.”
무언가를 시작하기 두려워하면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어.”라고 이야기합니다.
그런데 정말 우리의 마음은 마음먹은 대로 움직일까요?
우울하지 않으려고 마음먹는다고 해서 우울한 마음이 금세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화를 내지 않겠다고 다짐했는데도 어느 순간 화가 치밀어 오르기도 하고, 잊어버리겠다고 결심한 사람이 오히려 더 자주 생각나기도 합니다.
마음이라는 것은 생각보다 훨씬 복잡하기 때문입니다.
그림책 『마음먹기』를 읽다 보면 재미있는 질문 하나를 만나게 됩니다.
‘마음을 먹는다는 것은 도대체 무엇일까?’
오늘은 그림책을 심리학의 시선으로 바라보며 우리가 매일 경험하는 ‘마음’과 ‘감정’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고 합니다.
1. 마음은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습니다
우리는 감정을 통제해야 한다고 배워왔습니다.
울고 싶어도 참아야 하고, 화가 나도 드러내지 않아야 하며, 힘들어도 괜찮은 척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어른이 되면서 이런 말을 자주 하게 됩니다.
“이 정도 가지고 힘들어하면 안 되지.”
“다른 사람들은 더 힘든데.”
“내가 너무 예민한가?”
그러면서 자신의 감정을 판단하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심리학에서는 감정 자체를 좋거나 나쁜 것으로 구분하지 않습니다.
기쁨도 감정이고 슬픔도 감정입니다.
사랑도 감정이고 미움도 감정입니다.
평온함도 감정이고 불안과 두려움도 감정입니다.
우리에게 찾아오는 감정에는 저마다 이유가 있습니다.
따라서 감정을 무조건 없애려고 하기보다 먼저 ‘지금 나에게 어떤 감정이 찾아왔는가?’를 알아차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2. 감정은 마음이 보내는 신호입니다
자동차 계기판에 경고등이 들어왔다고 생각해 봅시다. 경고등이 보기 싫다고 검은 테이프로 가려버린다면 어떻게 될까요? 잠시 동안 보이지는 않겠지만 자동차의 문제는 해결되지 않습니다.
감정도 비슷합니다. 화가 난다는 것은 어쩌면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침해되었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슬픔은 내가 무언가 소중한 것을 잃었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불안은 앞으로 일어날 일을 예측하며 스스로를 보호하려는 마음일 수도 있습니다. 외로움은 누군가와 연결되고 싶다는 마음의 신호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감정을 억누르기 전에 이렇게 물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 감정은 지금 나에게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을까?”
감정을 바라보는 질문 하나가 달라지면 나 자신을 바라보는 태도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3. 감정과 행동은 다릅니다
여기에서 꼭 기억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감정은 자연스럽게 생겨나지만 행동은 선택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화가 나는 것과 화를 내며 상대방에게 상처 주는 말을 하는 것은 다릅니다.
질투를 느끼는 것과 상대방을 공격하는 것도 다릅니다. 미운 마음이 드는 것과 누군가를 미워하는 행동을 하는 것도 구분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는 때때로 좋지 않은 감정을 느끼면 자신을 나쁜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감정은 우리의 인격을 평가하는 기준이 아닙니다.
“나는 지금 화가 났구나.”
“나는 지금 질투하고 있구나.”
“나는 지금 많이 서운하구나.”
이렇게 감정에 이름을 붙이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감정과 조금 거리를 둘 수 있습니다.
이것을 감정 알아차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4. 감정을 억누르면 사라질까요?
불편한 감정을 느낄 때 우리는 빨리 없애고 싶어 합니다.
“생각하지 말자.”
“잊어버리자.”
“괜찮아.”
하지만 억지로 밀어낸 감정은 완전히 사라지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오히려 어느 날 사소한 일에 갑자기 화가 나거나 이유 없이 눈물이 흐르거나 몸이 지치고 무기력해지는 모습으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그래서 감정조절의 시작은 감정을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감정을 인정하는 것에서 출발합니다.
“그래, 내가 많이 속상했구나.”
“그때 정말 외로웠구나.”
“사실은 많이 두려웠구나.”
누군가가 나에게 이런 말을 해주기를 기다리기 전에 내가 먼저 나에게 말해주는 것입니다.
이것이 자기이해의 시작이 될 수 있습니다.
5. ‘마음먹기’보다 먼저 필요한 것
우리는 새해가 되거나 새로운 일을 시작할 때 마음을 단단히 먹습니다.
“이제부터 행복하게 살아야지.”
“화내지 말아야지.”
“긍정적으로 생각해야지.”
물론 결심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그보다 먼저 필요한 것이 있습니다.
바로 지금 내 마음이 어떤 상태인지 알아보는 것입니다.
지쳐 있는 사람에게 필요한 것은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결심이 아니라 휴식일 수 있습니다.
슬픔 속에 있는 사람에게 필요한 것은 긍정적인 생각이 아니라 충분히 슬퍼할 시간일 수도 있습니다.
외로운 사람에게 필요한 것은 혼자 강해지는 연습보다 누군가와 연결되는 경험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마음을 바꾸려고 하기 전에 마음을 들여다보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6. 오늘 내 마음에 이름을 붙여보세요
잠시 눈을 감고 자신의 마음을 바라보세요.
그리고 스스로에게 질문해 봅니다.
“지금 내 마음은 어떤가?”
행복하다.
편안하다.
답답하다.
외롭다.
서운하다.
두렵다.
걱정된다.
설렌다.
기대된다.
지쳤다.
정답은 없습니다.
그리고 그 감정에 한 문장을 덧붙여 봅니다.
“나는 지금 ____ __해서 ____ __한 마음이 든다.”
예를 들어,
“나는 요즘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서 외로운 마음이 든다.”
“나는 새로운 일을 시작하려고 해서 설레면서도 두렵다.”
“나는 누군가에게 내 마음을 이해받지 못해서 서운하다.”
이렇게 감정에 이름을 붙이고 이유를 찾아가는 과정은 자기 마음을 이해하는 작은 연습이 됩니다.
그림책은 마음을 바라보는 거울입니다
그림책은 짧습니다. 글도 많지 않고 그림이 더 많은 책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한 장면 앞에서 오래 머물게 될 때가 있습니다.
그림 속 인물의 표정이 내 마음처럼 느껴지고, 짧은 문장 하나가 오래전 기억을 떠올리게 하기도 합니다. 그것이 그림책이 가진 힘입니다.
그림책은 우리에게 정답을 알려주기보다 질문을 건넵니다.
“당신의 마음은 지금 어떤가요?”
어쩌면 마음을 잘 먹는다는 것은 마음을 억지로 바꾸는 것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내 마음속에 찾아온 기쁨도, 슬픔도, 외로움도, 두려움도 있는 그대로 바라보며 말해주는 것.
“그래, 지금 내 마음이 그렇구나.”
그 한마디에서 자기이해가 시작됩니다.
오늘은 마음을 바꾸려고 애쓰기보다 잠시 자신의 마음 곁에 앉아보면 어떨까요?
그리고 조용히 물어보세요.
“오늘 내 마음은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나요?”
함께 읽으면 좋은 그림책 심리학 시리즈
① 『고슴도치 아이』 — 가까워지고 싶지만 상처받기는 두려운 마음
② 『킨츠기』 — 깨진 마음도 다시 아름다워질 수 있을까요?
③ 『마음먹기』 — 내 마음은 왜 내 마음대로 되지 않을까요?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