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슴도치 아이』가 우리에게 가르쳐 주는 관계의 심리학
그림책 심리학 시리즈①
『고슴도치 아이』가 우리에게 가르쳐 주는 관계의 심리학
가까워지고 싶지만 상처받기 두려운 모든 사람들에게
사람은 혼자 살아갈 수 없는 존재입니다.
누군가와 함께 웃고, 이야기하고, 사랑하며 살아가기를 원합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사람에게 가장 큰 상처를 주는 것도 결국 사람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관계를 원하면서도 관계를 두려워합니다.
가까워지고 싶지만 상처받을까 봐 한 걸음 물러서고, 마음을 열고 싶지만 거절당할까 봐 먼저 벽을 세웁니다.
이러한 인간의 복잡한 마음을 따뜻하게 보여 주는 그림책이 바로 『고슴도치 아이』입니다.
우리의 마음에도 '가시'가 있습니다
고슴도치에게 가시는 생존을 위한 도구입니다. 상대를 공격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지키기 위해 존재합니다.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누군가는 차갑게 말합니다.
-누군가는 화를 냅니다.
-누군가는 먼저 연락하지 않습니다.
-또 누군가는 아무렇지 않은 척 웃고 있지만 속으로는 깊은 외로움을 품고 살아갑니다.
이 모든 행동은 어쩌면 마음속 가시일지도 모릅니다. 가시는 본래 상처를 주기 위해 생긴 것이 아니라 더 이상 상처 받지 않기 위해 만들어진 방어막입니다.
심리학에서는 이것을 '방어기제'라고 합니다
사람은 상처를 받으면 자신도 모르게 스스로를 보호하려는 방법을 만들어 냅니다.
이를 심리학에서는 방어기제(Defense Mechanism)라고 합니다.
예를 들어, 일부러 무심한 척하기, 감정을 숨기기, 거리를 두기, 화를 먼저 내기, 농담으로 넘기기
이런 행동들은 모두 약해서가 아니라 마음을 지키기 위한 방식일 수 있습니다.
『고슴도치 아이』를 읽다 보면 '왜 저럴까?'라는 생각보다 '무엇이 저 아이를 그렇게 만들었을까?'라는 질문을 하게 됩니다.
이 질문이 바로 공감의 시작입니다.
가까워질수록 아픈 이유
독일 철학자 쇼펜하우어는 '고슴도치 딜레마'를 이야기했습니다.
추운 겨울, 고슴도치들은 체온을 나누기 위해 서로 가까이 다가갑니다. 하지만 너무 가까워지면 서로의 가시에 찔려 아프고, 너무 멀어지면 추위를 견디기 어렵습니다.
사람도 그렇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일수록 더 많이 다투고, 가족에게 더 쉽게 상처를 주기도 합니다. 그 이유는 가까운 관계일수록 기대도 커지고, 실망도 커지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관계 속에서 적당한 거리를 배우며 살아갑니다. 아이의 행동 뒤에는 감정이 숨어 있습니다
상담을 하다 보면 부모님들이 이런 말씀을 하십니다.
"우리 아이는 말을 안 들어요."
"화를 너무 많이 내요."
"친구를 자꾸 밀어요."
하지만 행동만 보면 아이를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그 행동 뒤에는 언제나 감정이 숨어 있습니다.
친구를 밀치는 아이는 사실 친구와 놀고 싶을 수도 있습니다. 화를 내는 아이는 인정받고 싶을 수도 있습니다. 무뚝뚝한 아이는 거절당하는 것이 두려울 수도 있습니다.
그림책은 아이의 행동보다 마음을 먼저 보게 해 줍니다.
어른도 여전히 상처 받는 아이입니다 우리는 나이가 들면 단단해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상담실에서 만나는 많은 어른들은 이렇게 말합니다.
"누군가에게 상처 받는 것이 아직도 무서워요."
"거절당하는 것이 두려워요."
"사람을 믿기가 어려워요."
몸은 어른이 되었지만 마음속에는 여전히 상처받은 아이가 살아 있습니다.
『고슴도치 아이』는 그 아이를 비난하지 않습니다. 대신 이렇게 말하는 듯합니다.
"그동안 많이 아팠구나."
이 한마디는 때로 긴 위로보다 큰 힘이 됩니다.
그림책이 상담에서 특별한 이유
그림책은 직접 "당신 이야기 좀 해 보세요."라고 묻지 않습니다. 대신 한 아이의 이야기를 보여 줍니다. 그리고 독자는 그 아이를 바라보다가 자신의 마음을 발견합니다.
"저 아이가 꼭 나 같아요."
"나도 저럴 때가 있었어요."
이 순간 그림책은 단순한 독서를 넘어 자기 이해의 도구가 됩니다. 상담에서는 이 과정을 매우 소중하게 생각합니다.
관계는 가시를 없애는 것이 아닙니다
많은 사람들이 좋은 사람이 되려면 상처도 없어야 하고, 화도 내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모두 크고 작은 가시를 가지고 살아갑니다. 중요한 것은 가시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가시를 이해하는 것입니다.
누군가의 차가운 말 뒤에 숨은 두려움을, 무심한 표정 뒤에 감춰진 외로움을,
화를 내는 행동 뒤에 있는 슬픔을 볼 수 있을 때 관계는 조금씩 달라집니다.
공감은 상대를 바꾸는 기술이 아니라, 상대의 마음을 이해하려는 태도에서 시작됩니다.
그림책 테라피 질문
『고슴도치 아이』를 읽은 후 스스로에게 다음 질문을 던져 보세요.
-나는 언제 마음의 가시를 세우나요?
-최근 누군가에게 상처를 받았던 기억이 있나요?
-나를 지키기 위해 만든 습관은 무엇인가요?
-누군가의 행동만 보고 판단했던 경험은 없었나요?
-지금 내 주변에 조심스럽게 다가가 보고 싶은 사람이 있나요?
정답은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마음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것입니다.
『고슴도치 아이』는 관계를 잘 맺는 방법을 알려 주는 책이 아닙니다.
대신 왜 우리는 가까워지고 싶으면서도 멀어지는지, 그리고 상처를 가진 사람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는 지를 조용히 생각하게 만드는 그림책입니다.
우리 모두는 저마다의 가시를 안고 살아갑니다. 그 가시는 누군가를 아프게 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생긴 흔적일지도 모릅니다.
오늘 누군가의 가시를 보게 된다면, 그 가시 뒤에 있는 마음도 함께 바라보세요.
어쩌면 그 작은 시선의 변화가 한 사람의 관계를 바꾸는 시작이 될 수 있습니다.
함께 생각해 볼 질문
여러분은 자신의 '가시'를 언제 가장 크게 느끼나요? 그리고 누군가의 가시를 이해하려고 노력했던 경험이 있나요? 여러분의 이야기를 댓글로 나누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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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리즈는 '그림책 심리학'이라는 고정 코너로 이어가면 좋습니다. 다음 편은 **『킨츠기』**를 통해 상처와 회복, 애도와 성장을 심리학적으로 풀어내면, 현재 운영하시는 그림책 테라피 프로그램과도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연재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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